"제2의 전성기라고요? 아니에요. (조)혜연이가 올해 대학에 입학하면서 바둑에만 몰두하지 못해 제가 운좋게 이긴 것뿐입니다. 한국 여류바둑의 수준이 많이 높아져서 이제는 쉬운 상대가 한 명도 없는 것 같아요."


'철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루이나이웨이 9단(43)이 살아나고 있다.


조혜연 6단(21),박지은 6단(23)등 신예 여류기사들에게 밀리며 '여자바둑계 지존' 자리를 내주는 것 같이 보였던 루이 9단이 올 들어 전성기 못지 않은 '쾌속행마'를 보여주고 있다.


1월 여류명인전 결승에서 조 6단을 2 대 1로 물리친데 이어 지난 20일 여류국수전에서도 설욕을 벼르던 조 6단을 다시 2 대 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현재 2개뿐인 여류기전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것이다.


바둑동네에서는 루이 9단이 '제2 전성기'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비법 같은건 없어요. 그냥 매일 매일 젊은 기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대국하는 게 전부죠.그런데 아무래도 혼자 공부하는 것보단 같이 하는 게 바둑 실력 느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대국이 있든 없든 매일 홍익동 한국기원으로 '출근'하던 루이 9단은 지난 2월부터 서울 행당동의 행현연구실로 터를 옮겼다.


이곳의 면학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행현연구실에는 현재 최철한 9단을 비롯 박정상 5단,원성진 7단 등 젊은 신예강자들이 한데 어울려 바둑 연구도 하고 자체 리그도 벌이는 등 면학 열기가 높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