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74)이 24일 바티칸에서 열린 서임 예식에서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가톨릭 교회 추기경에 공식 임명됐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서임 예식에서 교황 베네딕토16세로부터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 주케토(성직자들이 쓰는 작은 모자)와 비레타(주케토 위에 쓰는 3각 모자)를 수여받았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정 추기경 외에 선종한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의 비서를 지낸 폴란드의 스타니슬라프 지위즈,홍콩의 조지프 쩐 등 14명이 추기경에 공식 취임했다.


이에 앞서 정 추기경은 지난 23일 저녁 서임준비 피정을 해온 로마한인신학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제가 추기경이 된 것은 대한민국이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는 표지"라며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또 "천주교 교세가 신장됐다는 이유만으로 추기경이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력 신장이 안 됐으면 복수 추기경이 안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기경 서임이) 개인적으로는 영예이지만 의무를 생각하면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된다"면서 "지난 10여일간 피정하면서 국민의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 물으며 하느님께 기도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추기경의 문장(紋章)도 확정됐다.


이 문장은 대주교 때 사용했던 문장과 큰 차이는 없으나 대주교 때 연두색이었던 모자와 좌우의 술이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으로 바뀌었고, 술도 종전의 4단에서 추기경을 상징하는 5단으로 늘어났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