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포츠 중계에서 국내 3대 포털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동영상 중계를 한 야후가 '홈런'을 쳤다면 문자중계만 한 네이버와 다음은 '파울볼'만 날린 셈이 됐다. 21일 끝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인터넷 중계는 경기 장면을 실시간(2~3분 차이) 동영상으로 보여준 야후코리아의 압승으로 끝났다. 중계 시간대에 네티즌들이 야후 사이트에 몰려 '스포츠 중계=야후'란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인터넷 중계란 관점에서 보면 WBC는 3개월 앞으로 닥친 독일 월드컵의 전초전이다. 바로 이 싸움에서 야후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경쟁 포털들이 월드컵 중계에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본격적인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야후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WBC 한국-일본전은 야후 인터넷 중계로 330만명이 시청했다. 이는 14일 한국-미국전에서 세운 326만명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WBC 경기에 대한 인터넷 동영상 독점중계권을 획득한 게 '홈런'으로 연결된 셈이다. 반면 문자중계만 한 다음에는 14일 미국전에 43만명이,16일 일본전에는 45만명이 접속하는 데 그쳤다. 경기 당일 접속자 수도 14일 240만명,16일 300만명으로 야후가 동영상 중계를 한 3시간 접속자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14일과 16일 문자중계 사이트 방문자가 각각 301만명과 327만명에 불과했다. 경기시간대 사이트 접속자수는 이 수치의 3분의 1도 안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도 문자중계를 했지만 네이버나 다음의 기록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접속자수가 적었다. 국내 인터넷 포털 중 3,4위를 오르내리는 야후코리아가 스포츠 중계에서 기선을 제압함에 따라 앞으로 스포츠 중계가 포털 판도를 흔들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인터넷 중계 보려고 몇 년 만에 야후에 접속했는데 예전 아이디가 그대로 살아있었다는 댓글이 올라오는 등 오랜만에 접속한 네티즌도 많았다"며 "이번을 계기로 스포츠 콘텐츠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근 확보한 월드컵 동영상 중계권을 바탕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양쪽에서 네티즌 끌기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동영상 중계권이 없는 네이버와 네이트닷컴 등은 문자중계와 관련 칼럼 및 뉴스 업데이트,커뮤니티 활성화 등으로 맞서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조만간 해외축구 전문 사이트인 골닷컴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골닷컴의 전문가 칼럼을 게재해 콘텐츠를 차별화하고 야구 축구 농구 등 각 분야 커뮤니티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