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직원들이 나한테 '탄소맨'이라는 별명을 붙였더라고요."


최근 탄소나노튜브(CNT)를 응용한 백라이트유닛(BLU)을 개발하고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는 일진다이아몬드의 신택중 대표이사(53)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 21년 동안 오로지 탄소 연구에 매달려 살아왔으니 그럴듯한 별명"이라는 소감도 덧붙였다.


서울대를 졸업한 신 대표는 1982년 일신전기에 입사했다.


그가 탄소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5년 일진그룹이 '다이아몬드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부터.일진그룹과 KIST가 공동으로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신 대표는 금속공학을 전공했다는 '출신 성분' 덕분에 이 프로젝트에 차출됐다.


공업용 다이아몬드 합성은 대기업도 쉽게 진출하지 못하던 분야였다.


막대한 투자비용과 높은 기술장벽 때문이었다.


신 대표는 "개발 당시 회사 내에서도 상당히 반대가 심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신 대표팀은 2년 만인 1987년 다이아몬드 합성에 성공했다.


이어 90년 양산에도 성공,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국산화하게 됐다.


현재 일진다이아몬드의 공업용 다이아몬드 세계시장 점유율은 18%다.


E6(옛 드비어스),DI(옛 제너럴 일렉트릭)와 더불어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 세계 3대 메이커로 성장한 것이다.


이번에 상업생산을 시도하는 CNT BLU는 탄소나노튜브의 발광효율이 높다는 점에 착안한 응용기술 제품이다.


BLU는 TV나 컴퓨터 모니터 등의 액정표시장치(LCD) 뒤쪽에서 빛을 발하도록 만드는 부품.현재 BLU는 수은으로 만드는데 일진다이아가 이를 CNT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일진은 올해 안에 시제품을 내놓고 2007년 말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양산체제가 갖춰지면 세계 최초로 CNT 상용화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올해는 일진다이아가 정밀 신소재 전문기업으로 변신하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