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으로 1년 가까이 파행을 거듭해온 한국씨티은행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씨티은행이 정상화될 경우 본격적인 공격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중은행 간 영업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2004년 11월 한미은행을 인수하며 화려하게 국내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그동안 노조와의 마찰 때문에 '종이호랑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은행이 정상화되면 다양한 신상품 출시와 금리 파괴 등을 앞세워 파상공세에 나서는 한편 LG카드 인수전에도 적극 참여해 국내 은행들을 긴장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은행 노사는 지난 주말 철야 교섭을 벌여 2005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년간 모두 38번에 걸친 노사교섭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며 임금 삭감이란 파국 위기까지 치달았던 노사가 극적인 타협점을 마련한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회하고 실적이 부진한 지점장을 후선 보임 발령한다는 압력을 유보키로 함에 따라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었다"며 "22일 임시 대의원 회의에서 잠정합의안을 공개한 뒤 2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 측은 노조의 태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이달부터 임금을 삭감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철회,급여일인 21일 임금을 정상 지급키로 했다. 노조는 지난해 3월부터 단계적으로 신규 가계대출과 펀드 보험 신용카드 판매 등의 업무를 거부하는 태업을 벌여왔다. 노사는 주말인 지난 17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데 이어 일요일인 19일 저녁 다시 교섭을 재개,이날 오전 8시까지 밤샘 협상 끝에 잠정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이번 노사 간 타협에 따라 하영구 행장을 비롯한 24명의 지점장에 대한 노조의 고소 취하 등이 이어질 전망이며 은행 측도 그동안 추락했던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영업전쟁에 적극 가세할 계획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