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의 한 임원은 최근 평소 알고 지내던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신한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카드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도 한 장 만들어 달라"는 부탁전화를 받았다. 이 임원은 "쉰 살이 다 된 분이 영국의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 대해 꿰차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맨체스터 카드의 인기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라고 전했다. 신한카드가 선보인 '신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마스터카드'가 나온 지 약 한 달 만에 6만여장이 발급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월6일 첫 선을 보인 이후 매주 1만장 안팎씩 꾸준히 발급되며 지난 17일 기준으로 발급 매수 총 6만1066장을 기록,6만장 고지를 넘어섰다. 맨유카드의 인기는 비슷한 성격의 다른 동호회 카드와 비교해 보면 잘 드러난다. 한 은행이 마라톤 마니아들을 타깃으로 지난해 6월 선보여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마라톤카드'의 경우 지난달 말까지 총 15만9982장이 발급됐다. 월 평균 2만장 선으로 맨유카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에서의 맨유카드 돌풍은 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진다. 이춘국 신한카드 마케팅담당 부장은 "한국보다 먼저 발급된 홍콩,말레이시아,일본,태국 등 아시아 4개국에서 지금까지 나간 맨유카드는 모두 8만장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35만장이 발급됐다"면서 "한국에서만 발급된 카드가 조만간 아시아권 전체 발급 실적과 맞먹을 것"으로 전망했다. 맨유카드는 결제시 적립되는 '레드(맨유구단의 애칭) 리워드'로 맨유구단의 유니폼 등 다양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제휴카드.추첨을 통해 회원 가운데 일부를 영국의 맨체스터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로 초청하기도 한다. 언뜻 별 특징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에 달한다는 맨유구단 서포터 중 하나라는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박지성 선수의 진출 이후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저변이 크게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맨유카드가 '대성공'하자 바클레이스가 신한카드에 '러브콜'을 보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 본사의 담당 임원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신한카드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이에 대해 신한카드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영국이 아닌 제3국에 신용카드 법인을 설립할 기회가 생기면 공동으로 출자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카드업계 관계자는 "바클레이스의 경우 한국 신용카드 시장을 중국 진출의 '테스트마켓'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만약 바클레이스가 한국을 발판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면 신한카드로서는 중국 진출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