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도산법 내달 시행] 빚 5억 넘는 채무자도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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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도산법이 시행되면 개인파산과 개인회생 신청자의 권리가 크게 강화된다.
파산신청 비용도 줄어들어 채무자들의 보호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액보증금·생계비 보장
통합도산법 시행령(안)에 따르면 파산을 선고받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소액 임차보증금(1200만~1600만원)과 6개월간 생계비(최대 720만원)는 소위 '빚잔치'에서 제외돼 파산자가 가질 수 있다.
개인회생 신청자는 법원이 정하는 생계비,건강보험료 등 4대 보험료 비용 등을 빼고 변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지금까지 개인회생 신청자는 건강보험료 외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료는 모두 채무변제에 써야 했다.
이 때문에 개인회생 절차 도중 산업재해를 당하면 산재보험을 받을 수 없어 재기에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가 많았다.
개인회생의 최장변제기간도 기존 8년에서 5년으로 크게 단축돼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고액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전문직 고액 채무 구제
채무액(무담보 채무 기준)이 5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은 전문직 고액 채무자도 구제받을 길이 열린다.
그간 전문직 고액 채무자는 개인회생의 경우 채무액 상한(무담보 채무 5억원 이하) 때문에,개인파산은 파산시 자격이 정지되는 일부 법 규정 때문에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통합도산법이 시행되면 이들은 과거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회생절차를 신청해 고액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전에는 주식회사만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개인사업자도 가능하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파산을 이유로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통합도산법 일부 개정 법률안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돼 파산 신청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됐다.
그동안 파산자는 각종 법률에 의해 180여개의 직업을 구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빚독촉 문제는 해결 안 돼
새 법의 최대 약점은 파산 신청시 채무자에 대한 채권추심을 금지하는 '오토매틱 스테이(automatic stay)'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채무자가 파산을 신청한 뒤에도 계속적으로 빚독촉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파산 전문 김관기 변호사는 "국제통화기금(IMF)도 오토매틱 스테이의 도입을 권고했었는데 이 제도를 도입하면 파산 신청이 남용될 수 있다며 법무부 등 관계 부처가 이를 무산시켜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액 임차보증금 보호에 대해서도 그간의 관행을 명문화한 것일 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명근 변호사는 "지금도 법원이 운영의 묘를 살려 파산 선고시 임차보증금을 1000만원 정도까지는 보호해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채무자의 권리가 강화된 반면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개인회생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의 변제 계획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채무액의 3~5%는 반드시 갚도록 하는 최저 변제액제도를 신설했으나 액수가 너무 낮아 유명무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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