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등으로 표면을 긁어 현장에서 당첨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즉석식 복권의 1등 당첨금이 현재의 최고 2억5000만원(체육복권)에서 10억원으로 높아진다.

주택복권과 같은 추첨식 복권의 1등 당첨금도 10억원으로 늘어난다.

1등 당첨금을 100만원으로 더 낮추고 대신 당첨확률을 크게 높인 즉석식도 함께 선보인다.

정부는 17일 복권위원회를 열어 체육,슈퍼더블,플러스,자치,주택복권 등 13종류의 종이복권을 즉석복권 3개,추첨복권 1개 등 4종류로 대폭 줄이고 1등 당첨금도 이같이 조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형 종이복권은 내달 17일부터 판매된다.

복권위 관계자는 "종이복권의 난립과 로또 열풍으로 기존 복권의 판매가 극히 부진,당초의 발행 목적만큼 기금조성이 되지 않아 복권을 통폐합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복권시장의 규모는 연 3조원에 달하며 이 중 95%를 로또가 차지하고 있다.

그는 또 갤럽에 설문조사를 의뢰,소비자들의 복권 구매패턴과 구매심리를 분석한 결과 확률이 낮더라도 당첨금액이 높아야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나 1등 당첨금을 대폭 올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에 턱없이 못 미치는 당첨금을 걸고는 로또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즉석복권은 △1등 당첨금이 10억원에 달하는 고액당첨형 △1등 당첨금이 100만원으로 적지만 당첨자가 1000명에 달하는 중위(中位)당첨형 △당첨확률이 35%에 달하는 하위(下位)당첨형 등 세 가지가 발행된다.

고액형의 1등 당첨 확률은 500만분의 1(4장)로 로또(814만분의 1)보다 높다.

당첨금이 1억원인 2위도 50장이 발행된다.

3등(1000만원)은 100명이 당첨되도록 설계됐다.

중위 당첨형은 사행성보다 적정 수준의 당첨금을 즐기는 틈새고객을 겨냥한 상품이다.

100만원 1등 당첨자 수가 1000명에 달한다.

20만원 2등 당첨자는 2만명이다.

5만원 3등 당첨자는 무려 10만명이다.

당첨금보다는 '당첨됐다는 사실'에 만족하며,친구들과 즐겁게 소주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고객이 타깃이다.

정성환 복권위 사무처 과장은 "기존의 즉석식 복권에는 없는,시장창출형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500원짜리 하위당첨형 즉석복권은 당첨확률이 무려 35.5%.3명이 1장씩 살 경우 한 명은 '본전을 건지는' 식이다.

잦은 당첨 경험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한 신상품이다.

새로운 추첨 복권도 1등 당첨금을 10억원으로 높여 1등의 앞뒤번호가 주는 상금을 합칠 경우 최고 20억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 3주간 평균 로또 1등 당첨금 21억원과 맞먹는다.

복권위는 장기적으로 인쇄식 복권의 시장목표를 3000억원가량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시장 점유율만 따지면 10%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정부가 복권 당첨금액을 키워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복권위는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이들 인쇄식 복권의 명칭을 인터넷을 통해 공모 중이다.

온라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복권위 관계자는 "공중파 방송을 통해 1등 번호를 중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로또의 '인생역전'에 버금가는 모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