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직판 3달째 '개점휴업' ‥ 개인가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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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에 펀드상품 직접판매를 허용한 지 3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용 상품은 물론이고 기관영업에서도 직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
운용사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려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펀드 직판이 허용된 지난 1월 이후 개인용 공모펀드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는 운용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 영업에서도 올초 삼성투신운용이 4조5000억원 규모의 연기금 투자풀자금의 운용 및 판매 주간사로 선정된 것 외에는 별다른 실적이 없는 상태다.
펀드 직판 허용으로 가입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춰주겠다던 감독당국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운용업계는 직판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실명확인 절차다.
개인이 운용사가 직접 판매하는 펀드에 가입하려면 실명확인을 위해 운용사 본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용사는 법규상 지점을 둘 수 없어 가입자가 불편을 감수하고 본점에서 실명확인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이나 증권 지점에 실명확인 대행을 맡긴다 하더라도 각종 수수료 부담이 커져 매력이 떨어진다.
운용사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고객의 계좌를 일일이 관리하기 힘들다는 것도 약점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직판 업무 전산시스템을 갖추는 데만 수십억원이 들어 개별 운용사 입장에선 비용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가 이미 판매채널로 활용 중인 은행이나 증권사 등과 경쟁하면서 판매에 직접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판매사들은 수수료를 낮춰주는 대신 인터넷으로만 가입하는 온라인 전용펀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 운용사의 직판 영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