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등 그룹의 주요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 지주회사다. 최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 통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변경될 수밖에 없어 삼성물산이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사실상 그룹 내에서 이미 준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이번 금산법 개정 움직임으로 지주회사 역할구도가 에버랜드 삼성생명 등에서 삼성물산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요 상장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3.48%를 비롯 삼성정밀화학(5.59%) 삼성증권(0.27%) 삼성테크윈(4.28%) 제일기획(12.64%) 등이다. 비상장사로는 삼성에버랜드(1.48%) 삼성카드(3.18%) 삼성SDS(17.96%) 삼성네트웍스(19.47%) 삼성테스코(11.0%) 삼성종합화학(13.05%) 등이 있다. 삼성물산의 매력은 무엇보다 보유 자산가치가 엄청나다는 점이다. 상장 계열사 지분가치만 따져도 3조4000억원(지난 14일 종가기준)에 육박한다. 삼성물산 시가총액(3조8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여기에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가치를 더하면 시가총액을 훨씬 추월한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가운데 삼성전자 보유가치가 3조원으로 절대적이어서 삼성물산을 사는 것은 삼성전자를 사는 것과 같다"며 삼성전자 대안투자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최근 들어 비상장 자회사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면서 대규모 현금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훈 연구원은 "삼성SDS 삼성카드 삼성네트웍스 등 사업연관성이 낮은 비상장 회사 지분이 매각될 경우 4228억원의 매각차익이 기대된다"며 "대규모 현금유입은 재무안정성 강화와 배당증가 자사주매입 등 주주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KT&G 사태를 계기로 삼성물산도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한 기업으로 거론됨에 따라 경영진에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봉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지난해에는 해외법인의 1회성 손실로 이익증가폭이 낮았지만,올해는 영업이익률 개선 등으로 EPS(주당순이익)가 전년 대비 79.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