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과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양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산업 주식 36.13%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 지주회사로 불린다. 그룹 관계자는 "사업구조의 합리적인 재편을 위해 양대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할 예정"이라면서도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은 금호석유화학이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그룹계열사 간 지분이동에서도 잘 드러난다. 금호석유화학이 지난달 금호산업과 박삼구 그룹회장 등 오너일가로부터 잇따라 금호타이어를 매입하며 34.19%의 지분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선 "금호석유화학이 과도하게 보유했던 금호산업 지분을 대주주에게 넘기는 대신 금호타이어 주식을 확보해 지배구조의 안정을 꾀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에도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생명보험 지분 23.83%를 확보했으며,지난달 1일엔 금호P&B화학 지분 39.57%를 금호산업으로부터 인수하는 등 빠른 속도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31.6%)도 조만간 추가 매입해 명실상부한 지주회사의 모양새를 갖출 것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발빠른 지주회사 구축작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후하다. NH투자증권 최지환 연구위원은 "최근 금호P&B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빚을 내 이자비용이 연 190억원가량 발생하겠지만,배당수익이 120억원 정도 늘어나는 데다 지분법 평가이익을 감안할 경우 이익증가 효과가 더 크다"며 "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계열 자회사들의 실적이 골고루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6대 주요 자회사(항공 타이어 석유화학 산업 생명)의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 8155억원에서 올해는 25.2% 늘어난 1조210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올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230.4%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위원은 금호석유화학의 올 실적이 매출 1조8664억원,영업이익 1427억원으로 각각 9.1%,18.5%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