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을 '10억원 만들기 신드롬'을 좇던 부녀가 자살한 사건이 각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다. 대학 입학 때 수재라는 말을 들었던 딸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1년 안에 10억원을 만들겠다며 퇴직금 5000만원으로 투자에 나섰다가 돈을 모두 날리자 아버지와 함께 자살을 기도,아버지만 살아남은 사건이었다. 이들 부녀의 재테크 수단은 주식과 로또였다. 5000만원 중 절반은 주식에,나머지 절반은 로또복권에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어리석은 사람들"이니 "못난 사람들"이니 하고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주식에 투자하고 로또복권을 사는 게 재테크의 전부인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주식을 사고 매주 로또에 1만원을 투자한다. 산 주식이 오르면 기분이 좋아 술을 마시고 주식이 떨어지면 낙심해 술을 마신다. 결국 남는 것은 마이너스 통장의 빚뿐이다. 한 IT업체에 근무하는 김 과장.그는 36세에 분당 30평대 아파트 주인이 돼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가 강조하는 주식 장기투자론을 들으며 많은 친구들은 그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가 부자가 된 진짜 비결은 따로 있다. 김 과장 부부는 결혼과 함께 현명한 선택을 했다. 밝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욕망을 억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결혼과 함께 김 과장의 월급만으로 생활하고 교사로 근무하는 아내의 월급은 무조건 투자하기로 했다. 청약통장과 근로자우대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포스코 등에 부인의 월급을 묻어두고 돈이 불어나는 것을 지켜봤다. 그가 회사에서 근무하고 집에 와서 아이들과 놀고 잠을 자는 사이에도 그 돈은 자동으로 새끼를 쳐나갔고 10억원대 부자가 되는 종자돈이 됐다. 김 과장이 부자가 된 진짜 비결은 수입의 50%는 무조건 투자하는 재테크의 정석을 일상에서 충실히 실천한 데 있었던 것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