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R&D시대] 기업R&D, 이젠 '한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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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1992년께 파이넥스 공법을 처음 개발하겠다고 했을 때 이를 주목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용광로 없이 철을 생산한다'는 이 공법은 그야말로 '꿈'에서나 가능한 제철기술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일만의 기적'으로 불리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다시 한번 기적을 현실화시켰다.
세계 철강 역사를 새로이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파이넥스 공법의 설비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파이넥스 공법의 성공은 국내 철강 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창조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연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세계 기업들은 지금 연구개발(R&D) 혁신의 거센 물길에 휩싸여 있다.
기존 R&D 체계의 오랜 장벽을 깨고 창조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다.
이런 흐름은 국가의 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기업의 R&D가 국가 전반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짧은 R&D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이런 변화는 더욱 시급한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 R&D가 곧 국가 경쟁력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1998년 7조9721억원이던 국내 기업의 R&D 투자는 2004년 17조198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국가 전체 R&D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엔 무려 76.7%에 이르렀다.
과거의 정부 중심 R&D가 사실상 기업 중심으로 확연히 넘어 온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0년 처음으로 연구개발비 2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는 매출액의 9.2%인 5조40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현대자동차도 2000년대 이후 매년 매출의 4∼5%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재단이 올 들어 2169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투자 전망을 조사한 결과 업체들은 올해 평균 16.7%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보다 더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투자 확대 덕분에 기업들의 R&D 영역도 크게 넓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에 공공 연구개발 사업으로 주로 이뤄졌던 기초·원천 기술 연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5년,10년 뒤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선 기초기술 확보가 중요해진 때문이다.
대형실용화 연구사업,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등 정부의 각종 대형 국책 연구개발 사업에도 기업의 참여는 거의 필수가 되고 있다.
◇창조적 혁신이 관건이다
소니는 '소니 DNA'로 잘 알려진 독창적 연구개발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등에 잇따라 추월을 허용한 것도 이러한 소니 정신을 잊고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4년 이내에 개발된 신제품의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3M의 소위 '30% 법칙'은 연구개발 혁신의 대표적 사례다.
또 '우리는 동종업체와 경쟁하지 않는다'라고 말해온 HP의 전략에는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창조적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창조적 혁신을 강조한 이 같은 연구개발 문화는 국내 기업들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선정,목표를 정한 후 예산에 따라 개발하던 과거의 연구 시스템으로는 이전의 기술을 압도할 혁신적인 신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삼성 LG 등 기업들은 창조적 혁신을 가능토록 하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흐름과 더불어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전략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기술과 신제품을 한발 앞서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임은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80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와 기술혁신을 단행,이 분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가의 인프라 지원이 중요
기업들의 R&D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인력과 시설 등 공공 분야의 지원이 필수로 꼽힌다.
기술혁신의 원동력은 바로 우수한 인재의 양성과 원활한 공급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의 인력 육성 정책이 중요해 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우수 이공계 인력의 양성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공학교육인증제 등 교육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용광로 없이 철을 생산한다'는 이 공법은 그야말로 '꿈'에서나 가능한 제철기술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일만의 기적'으로 불리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다시 한번 기적을 현실화시켰다.
세계 철강 역사를 새로이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파이넥스 공법의 설비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파이넥스 공법의 성공은 국내 철강 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창조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연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세계 기업들은 지금 연구개발(R&D) 혁신의 거센 물길에 휩싸여 있다.
기존 R&D 체계의 오랜 장벽을 깨고 창조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다.
이런 흐름은 국가의 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기업의 R&D가 국가 전반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짧은 R&D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이런 변화는 더욱 시급한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 R&D가 곧 국가 경쟁력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1998년 7조9721억원이던 국내 기업의 R&D 투자는 2004년 17조198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국가 전체 R&D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엔 무려 76.7%에 이르렀다.
과거의 정부 중심 R&D가 사실상 기업 중심으로 확연히 넘어 온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0년 처음으로 연구개발비 2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는 매출액의 9.2%인 5조40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현대자동차도 2000년대 이후 매년 매출의 4∼5%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재단이 올 들어 2169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투자 전망을 조사한 결과 업체들은 올해 평균 16.7%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보다 더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투자 확대 덕분에 기업들의 R&D 영역도 크게 넓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에 공공 연구개발 사업으로 주로 이뤄졌던 기초·원천 기술 연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5년,10년 뒤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선 기초기술 확보가 중요해진 때문이다.
대형실용화 연구사업,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등 정부의 각종 대형 국책 연구개발 사업에도 기업의 참여는 거의 필수가 되고 있다.
◇창조적 혁신이 관건이다
소니는 '소니 DNA'로 잘 알려진 독창적 연구개발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등에 잇따라 추월을 허용한 것도 이러한 소니 정신을 잊고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4년 이내에 개발된 신제품의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3M의 소위 '30% 법칙'은 연구개발 혁신의 대표적 사례다.
또 '우리는 동종업체와 경쟁하지 않는다'라고 말해온 HP의 전략에는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창조적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창조적 혁신을 강조한 이 같은 연구개발 문화는 국내 기업들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선정,목표를 정한 후 예산에 따라 개발하던 과거의 연구 시스템으로는 이전의 기술을 압도할 혁신적인 신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삼성 LG 등 기업들은 창조적 혁신을 가능토록 하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흐름과 더불어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전략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기술과 신제품을 한발 앞서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임은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80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와 기술혁신을 단행,이 분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가의 인프라 지원이 중요
기업들의 R&D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인력과 시설 등 공공 분야의 지원이 필수로 꼽힌다.
기술혁신의 원동력은 바로 우수한 인재의 양성과 원활한 공급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의 인력 육성 정책이 중요해 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우수 이공계 인력의 양성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공학교육인증제 등 교육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