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6:32
수정2006.04.08 20:09
"졸업 후 부시 미국 대통령 부자(父子)가 나온 명문사립고 필립스아카데미로 진학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은 당연히 아이비리그지요."
청심국제중학교 1학년 김민삼군(14)의 꿈은 세계적인 의학자가 되는 것이다.
평소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한국보다 외국에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온 김군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중학교를 찾다 이 학교에 들어왔다.
경기도 가평군 장각산 중턱에 마치 '암자'처럼 자리잡은 이 학교 입학을 위해 김군은 21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경쟁률 21 대 1의 특목중
김군처럼 해외 명문고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만 모아 놓은 중학교가 지난 2일 개교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 화제다.
청심국제중학교는 민족사관고처럼 국어와 국사과목을 제외한 수학 과학 등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이머전 프로그램(immersion program)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민족사관고 외대부속외고 등 일부 고등학교에서만 이뤄지던 수업 방식을 중학교가 도입한 것.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뽑은 신생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개교 전부터 입소문이 돌아 일반전형의 입학 경쟁률이 21 대 1에 달했다.
서울 소재 6개 외국어고의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이 4.42 대 1이다.
◆미국 대학 교재가 교과서
이 학교도 한국에서 인가를 받고 세워진 만큼 국민공통기본과정 과목은 모두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한국 교과서로 영어 수업을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의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사용되는 교재를 한국 교과서와 같이 쓴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재는 똑같은 나이의 영어권 국가 학생들이 보는 책이 아닌 고등학교와 대학의 교과서다.
영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소화할 수 있는 문학 교과서도 대학 교재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 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일반학교의 4분의 1인 5명 선이다.
현재 기숙사 사감을 뺀 정식 교사 35명이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고등학교의 1학년생 100명을 포함한 전교생 199명을 지도하고 있으며 추가로 교사를 더 충원할 계획이다.
한국인 교사 2명이 1개 반(25명)을 둘로 나눠 지도하며 원어민 교사가 부담임으로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체크해 준다.
외국어 교육은 기숙사에서도 계속된다.
기숙사 사감이 아침 저녁으로 '점호'를 하는데 이때 일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이뤄진다.
정철화 교감은 "수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하버드대 등 명문대 출신들을 교사로 고용하고 있다"며 "한국인 교사는 실수령액 기준으로 일반 공립학교 임금의 1.5배를 받고 있으며 외국인 교사는 이보다 월급이 많다"고 설명했다.
◆태권도 조정 등 예체능 교육 다양
이 학교는 학생들의 인성 개발을 위해 다양한 예체능 교육을 시키고 있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다양한 재능을 갖춘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는 건학 이념 때문이다.
학생들은 아침마다 30분씩 태권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또 졸업하기 전 최소 한 가지 악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개인 레슨도 받는다.
이를 위해 정규 체육시간 외 체육과 음악활동을 위해 세 시간이 추가로 잡혀 있다.
취향에 따라 조정,록밴드 활동 등이 가능하며 교육에 필요한 조정용 배,악기 등은 학교에서 지원하고 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
매주 영어 관련 방과후 활동이 4시간이며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추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가평(경기도)=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