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맞벌이 가정은 남편이나 부인이 혼자 일을 하는 외벌이보다 소득 수준이 높다. 하지만 내집 마련 시기가 혼자 버는 친구나 이웃들보다 늦는 경우를 흔히 본다. 전문가들은 '높은 지출성향'을 그 이유의 첫 번째로 꼽는다. 실제 부부가 번 돈 '100+100=?'이란 질문을 받으면 상당수 가정이 '200' 대신 '90'이란 답을 제시한다. 자녀를 보모·어린이집 등에 맡겨야 하고 외식을 자주 하는 데다,눈높이도 높아 기본적인 '품위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맞벌이부부의 경우 일단 한 사람분의 수입은 무조건 저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생애재무설계를 그려야 한다고 권한다. ◆지출항목 점검,소비 최소화해야 맞벌이 부부가 재무설계를 할 때는 우선 지출 항목부터 꼼꼼하게 점검해 저축·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부부소득 합계의 50%는 무조건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가계지출 항목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남순 DNW금융컨설팅 대표는 "맞벌이들은 씀씀이만 줄여도 설계한 재무 목표를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다"면서 "부부 중 한 사람의 소득을 전액 저축하거나 투자상품에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또 자투리 소득이 생길 경우 금액이 적더라도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넣지 말고,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수익도 수익이지만,무엇보다 소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절세 혜택은 최대한 이용 부부가 모두 '유리지갑'으로 비유되는 봉급생활자일 경우 절세도 중요하다. 노력 여하에 따라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통해 상당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서다. 김인응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PB팀장은 "맞벌이 부부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세금을 아끼는 것"이라며 절세 금융상품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는 △청약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연금저축(신탁) 등이,절세방법으로는 △장기주택저당차입금 환급 △금융상품을 세금우대·생계형저축으로 가입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영수증 챙기기 등이 있다. 부부가 은행 한 곳을 정해 집중 거래해,단골고객의 지위를 확보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이때 '가족통장'을 개설해 부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한쪽 실업대비 전략도 수립 맞벌이 부부들은 일반 상식과는 달리 '재무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질병·실직·사망할 경우 가계재정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에 더욱 당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연 메트라이프생명 재무설계사는 "맞벌이 부부 중 한 명이 갑자기 일을 못 하게 되면 소득이 절반으로 감소하지만 씀씀이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기 힘들다"면서 "갑자기 닥치는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만큼 더욱 장기적인 재무설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근혁 삼성화재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는 "맞벌이 부부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은퇴 후 예상 사망시점까지 미리 재무설계를 철저하게 짜되,가급적 은퇴시기를 앞당기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