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형곤씨가 지난 11일 운동 후 쓰러져 돌연사하자 비만 환자들의 무리한 체중 감량에 경고등이 켜졌다. 김씨의 사망 원인이 체중 감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이어트를 통해 한때 120kg 넘던 몸무게를 무려 30kg이나 줄여 화제를 모았다. 비만인 사람들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뇌졸중 심근경색) 등 성인병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며 몸무게를 갑자기 많이 뺄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의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심장질환 등이 있는 비만자가 갑자기 운동을 할 경우 심장근육은 많은 양의 산소와 혈액이 필요하다. 이때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심근경색이 유발될 수 있다. '운동은 몸에 좋다'는 인식으로 자신의 신체 조건을 무시하고 건강에 좋다는 식으로 무분별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권현철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운동과 체중 감량은 각종 심장질환의 위험도를 낮춰준다"며 "그러나 단 기간 살을 빼기 위해 격렬하고 과도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는 정확한 진단 이후 운동과 식생활 습관 등 적절한 방법을 사용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빼야지 한꺼번에 수kg씩 감량하는 무리수를 두면 자칫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살을 빼는 운동을 할 때는 체력이나 심혈관의 위험도 등을 평가한 후 자신의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