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앞다퉈 드라마 '사전제작'(독립제작)에 나서고 있다.


사전제작이 성공할 경우 액세서리 판매,화보집 발간,주제음악(OST) 유통 같은 부가판권시장에서 대박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다.


12일 방송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이보스 올리브나인 JS픽쳐스 에이트픽스 등 드라마 제작업체들은 연내 사전제작 형태로 각각 1편 이상의 드라마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전제작은 외주제작과 달리 방송국이 아닌 드라마 제작사들이 작품 기획,주연 선정,촬영 등을 주도하고 판권도 소유하는 형태를 말한다.


업계에선 사전제작이 활성화될 경우 드라마 제작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이보스의 전승민 이사는 "드라마 제작업체들이 자립하는 필수조건으로 사전제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트픽스는 지난해 사전제작한 '비천무' 방영권을 두고 방송사와 협의 중이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궁'은 사전제작으로 진행하다가 방송국 편성이 앞당겨지면서 사실상 공동제작이 됐다.


제작사가 OST 발매,인형 판매 등의 부가사업을 추진하고 수익은 방송국과 일정 비율로 나누는 형태다.


회사측은 보수적으로 잡아 10억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JS픽쳐스(옛 BH라이프)도 사전제작을 통해 2편의 드라마를 제작,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방영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증시에 진입한 주된 이유는 드라마 제작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라며 "방송국 종속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판권 및 부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사전제작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드라마와 영화 각각 5편을 제작할 예정인 포이보스는 한류 열풍을 이어갈 드라마 두 작품 정도를 사전제작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방영권 판매가 드라마 수익의 원천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올리브나인은 대부분 사전제작으로 방영되는 중국시장을 우선 겨냥하고 있다.


중국 드라마업체인 이앤비스타스와 공동으로 9월께 '천년도' 사전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미려병동'도 구상 중이며 아시아권 10억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류 열풍을 확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촬영장비 대여료,인건비 등 작품 제작에 드는 비용이 엄청난 데다 인기 스타들이 스케줄이 빡빡한 방송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 것도 애로사항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