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집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한 홍경민. 어느덧 데뷔한 지 10년이 다 된 그가 MBC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극본 정현정, 연출 이태곤 김대진)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풍부한 연예 활동 경험 때문인지 연기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다. 실제로 그는 이영아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착실하고 어른스러운 법대생 태경 역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연기에 합격점을 받고 있다. 방송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 만난 그는 "처음에는 촬영장에 나오는 것도 적응이 잘 안됐는데 이제는 조금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스스로 평가하는 연기 점수는 어느 정도일까. "처음이나 지금이나 엄청난 칭찬을 받지도 못하지만, 크게 잘못하지도 않고 고만고만하게 하고 연기하고 있어요. 다행히 '선방'이라 할 수 있죠. 하하하." 이어 그는 "일일극이 처음이어서 부담감도 크고 걱정도 됐지만 대본을 외우는 게 어렵지는 않다"면서 "대사가 틀려 NG를 내는 일은 없지만 감정을 틀리는 게 아닌가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무턱대고 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연기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에게 '선방'이라 함은 만족이 아닌 부족함을 채우려는 의지의 표현인 듯했다. "노래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가 연기한 것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먼저 보이죠. 초반의 긴장은 많이 줄었지만 표정이나 시선 등 미숙한 곳이 많아요. " 가수로서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연기 경험은 많지 않은 그는 단번에 주목을 받는 미니시리즈가 아닌 중년층이 주시청층으로 하는 일일극을 택했다. 그리고 백일섭, 정혜선을 비롯한 많은 선배 연기자들의 연기를 보고 배워가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고 있다. "따로 불러서 가르쳐 주지 않아도 대사를 보기만 해도 공부가 되더라고요. 친분이 있었던 김지영 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요. " 극중에서 이영아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연기에 몰입하는 수준이 못돼서 그런지 결혼식이라 특별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면서 "실제로라면 은민이를 좋아하기보다는 많이 혼냈을 것"이라며 웃었다. 4월1일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그는 "일일극 한번 했다고 어느새 연기자가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노래를 하면서 커왔고 앞으로도 노래는 계속할 것"이라며 노래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