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CEO' 시대 가고 '제왕적 주주' 시대 온다
'제왕적 주주'(imperial shareholder) 시대가 열리고 있다.

KT&G와 타임워너를 공격한 칼 아이칸 처럼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적은 지분을 갖고도 기업에 분할이나 자사주 매입을 강요하면서 경영을 좌지우지 하는 공격적인 주주활동주의(shareholer activism) 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 (3월11일자) 에서 최고경영자(CEO)가 기업 경영을 주도하던 '제왕적 CEO'(imperial CEO) 시대가 가고 몇 몇 주주가 기업을 뒤흔드는 '제왕적 주주'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월가변호사 마틴 립튼의 말을 인용, "제왕적 주주 운동은 장기적인 기업 이익보다는 주가 부양 등 단기적인 목표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궁극적으로 경제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왕적 주주활동의 대표주자는 3% 안팎의 지분으로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의 분사를 촉구하다 공격목표를 KT&G로 전환한 아이칸, GM의 지분 인수를 통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은 커크 커코리언및 다수의 헤지펀드들이라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하나같이 거대 자본과 월가의 최고변호사및 투자은행이 제공하는 고도의 법률지식, 풍부한 경험으로 무장한 세력으로 소유지분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공룡같은 힘을 과시하고 있다.

공격대상도 업종이나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KT&G는 물론 맥도날드 웬디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미디어업체인 나이트리더도 이들로부터 분사및 자사주 매입등을 강요받고 있다.

UCLA의 스테판 베인브리지 교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미국 자본주의 중요한 부분중 하나"라며 "제왕적 주주운동은 이같은 원칙에도 어긋날 뿐더러 주주들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