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마지막 주재 박승 한은총재, 금리정책 소신ㆍ물가안정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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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임기 중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쳤다.
이로써 박 총재는 향후 결정될 후임자에게 한은 총재 자리를 물려주고 이달 말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다.
박 총재는 2002년 4월 취임 이후 4년 임기 동안 콜금리를 네 차례 인하하고,네 차례 인상함으로써 콜금리를 취임 직전 수준인 4%로 원상복귀시켜 놓았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이내 범위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물가안정이 한은의 적절한 통화정책 덕분인지,극심한 내수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수입품의 대량 유입 등으로 인한 '불로소득'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물가상승률만 놓고 보면 중앙은행 제1의 목표는 무난히 달성했다는 평가다.
네 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채 부동산 가격 버블,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등 부작용만 키웠다'는 비판적 시각과 '내수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유보적인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10월 이후 단행된 세 차례의 콜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 2월 재정경제부 등 정부의 반대 기류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땐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이 진화했다','박 총재를 연임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한은법 개정과 콜금리 '소신' 인상 등을 통해 대(對)정부 관계에서 한은의 독립성을 제고시킨 점은 박 총재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은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특히 취임 직후 총액한도대출 축소 문제를 놓고 재경부가 개별 금융통화위원을 설득,저지를 시도하자 박 총재가 전윤철 당시 재경부 장관에게 "한 번만 더 이런 식으로 나오면 당장 기자실로 내려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고성을 지르며 경고한 일화는 유명하다.
박 총재는 그러나 재임 기간 내내 잦은 말실수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줘 구설수에 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작년 5월 영국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당시 박 총재의 발언이 '한국 중앙은행이 더 이상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취지로 보도되면서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