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펀드가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싼 공방과 관련,아이칸측의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함에 따라 KT&G 현 경영진과 아이칸 간 갈등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KT&G는 외국인 사외이사를 1명으로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으로 백기사 확보 등 중장기적 경영권 안정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반면 아이칸측은 KT&G의 사외이사 선임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15일 법원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아이칸측으로선 최대 3명까지 이사 선임도 가능하다.


특히 내년에는 곽영균 사장을 비롯한 상당수 임원들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KT&G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처분신청 받아들여지면 4월 말 임시주총 개최


증권업계는 아이칸측 사외이사 후보 3인 중 적어도 1명은 사외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칸측 우호지분으로 추산되는 35%의 의결권이 모두 행사된다면 KT&G로서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현재 기업은행에 이어 삼성 미래투신 등 7개 자산운용사가 KT&G 경영진 지지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의 보유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0.60%에 불과하다.


나머지 투신 보험 증권사와 국민연금을 합해도 8.9%다.


개인과 일반법인이 8% 정도를 갖고 있지만 KT&G 경영진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아이칸측에 사외이사 자리 2석을 모두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또 있다.


KT&G 이사회가 일반 사외이사 2석,감사 4석으로 구분해 선임키로 한데 대해 아이칸측이 제기한 주주총회 의결권 가처분신청이 그것이다.


법원이 15일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한꺼번에 6석을 놓고 투표를 벌이게 되면 아이칸측 후보 3인이 모두 당선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임시 주총은 4월 말이나 5월 초로 예상된다.


아이칸측 사외이사가 당선되더라도 KT&G 전체이사가 12명인 만큼 아이칸측이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은 적지만 시시콜콜 경영에 간섭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또 회사의 중요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경영권 방어는 힘겨운 작업이 될 전망이다.



◆KT&G 백기사 확보 전력


KT&G는 현재 자사주 매각,신주 발행 등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JTI(재팬타바코) 외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일반법인 등을 놓고 후보군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만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우호세력이 등장하더라도 그 역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금융권의 지원을 바라기에도 걸림돌이 적지 않다.


투자가치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당시에는 SK㈜의 주가 상승여력이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며 "하지만 KT&G의 상승 여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