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은 영예이고 조국에 해를 끼치는 것은 수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인으로서 해야할 '8가지 영예로운 일(八榮)'과 해서는 안 될 '8가지 수치스러운 일(八恥)'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정치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한 대표단 회의에서다. 중국 언론들은 이를 후 주석의 '사회주의 영욕관(榮辱觀)'이라고 부르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한시를 연상케하는 대구(對句) 형식으로 구성된 후 주석의 발언은 사회주의 국가 발전을 위한 국민의 의식 개혁을 강조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각계 각층의 학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분배의 불균형으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후 주석의 발언에는 어렵고 힘들어도 참고 노력하자는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영예고 일하기 싫어하고 쉬운 일만 찾는 것은 수치다" "고달프지만 노력하는 것은 영예고 교만한 것은 수치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본주의 경제가 도입되면서 국가와 국민보다는 개인만의 이익을 좇는 세태를 고쳐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다. "단결해 서로 돕는 것은 영예고 남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것은 수치다" "성실하게 신의를 지키는 것은 영예고 이익을 좇아 의를 저버리는 것은 수치다"는 것이다. 후 주석은 또 "과학기술을 숭상하는 것은 영예고 우매하고 무지한 것은 수치다"는 말로 과학적인 사회관의 유지와 과학 기술의 발전,과학의 탈을 쓴 미신 배척을 역설했다. 이 밖에 법규 준수와 국민에 대한 봉사를 촉구하는 "법과 규율을 지키는 것은 영예고 법을 어기고 규율을 혼란하게 하는 것은 수치다"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영예고 인민을 배반하는 것은 수치다"는 내용도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