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던 한국석유공사와 SK㈜에 '화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 황두열 전 SK㈜ 부회장(63)이 석유공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조성된 화해분위기는 석유개발사업과 비축사업의 협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7일 석유공사와 SK에 따르면 황 사장은 1월16일 신헌철 SK㈜ 사장(61)을 서울 양재동 한 일식집으로 초대,신년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에서는 서문규 부사장과 김진석 해외사업본부장,김관섭 비축본부장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신헌철 사장은 안희중 트레이딩사업부장,김현무 석유개발사업본부장을 대동했다. 이 모임에서 신 사장은 "석유공사를 민영화할 경우 SK가 석유공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오해가 생겼던 것 같다"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고 두 회사가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황 사장도 "SK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적극 홍보하니까 석유공사가 마치 주도권을 빼앗긴 듯 자존심이 상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오해가 풀렸으니 이제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화답했다. 석유공사와 SK는 석유공사 노조가 황 사장의 취임을 SK 출신이라는 이유로 반대했을 만큼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SK가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면서 사업 성과를 놓고 두 회사가 '장외 심리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황 사장의 취임 이후 석유공사 내에 SK에 대한 오해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석유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황 사장과 신 사장은 부산상고와 부산대 2년 선후배 사이로 SK에서 오랜 시간 함께 근무하는 등 절친한 사이다. 양사는 해외자원 개발에서 '업체 간 협력을 통해 한국형 자원개발사업 모델을 만들자'는 산업자원부의 방침 아래 광권 확보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축사업의 경우 석유공사의 비축유 트레이딩 활성화,국제비축사업 확대 등을 SK가 적극 지원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협력할 전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