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최고 정치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최고 의사결정 회의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인터넷 블로그가 대표(의원)들의 새로운 정치활동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반인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표들의 블로그 이용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이 발행하는 신문인 인민일보 사이트에 '국가 블로그'(blog.people.com.cn)를 개설했다. 또 올해 전인대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로비에 수십대의 컴퓨터를 마련,대표들이 손쉽게 컴퓨터를 통해 블로그에 접속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인민일보는 "블로그가 열린 공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블로그 안에서는 특정 이슈에 대한 뜨거운 논쟁과 다양한 토론 등 각종 정치 문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엿볼 수 있다. 허난성 대표 자격으로 전인대에 참석한 저우홍유는 "블로그 이용으로 임무를 더욱 잘 수행할 수 있겠다"며 "(나는) 국민들의 의견을 듣길 원하며 사람들의 삶을 느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전인대 대표는 금번 전인대의 주요 이슈인 '빈부 격차'에 대한 의견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갈라놓는 새로운 도시 건설에 반대한다"고 적기도 했다. 중국에서 블로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사용이 보편화돼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치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한 사례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물론 아직까지 정협과 전인대에 참가한 5000여명의 대표들 중에 블로그에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승인된 사람은 많지 않다. 올라오는 글 또한 단순한 가십거리 정도로 걸음마 단계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인민대회당 로비에서 컴퓨터 이용을 안내하고 있는 담당자는 "이것은 중국의 기술적 발전을 의미한다"며 "내년 전인대부터는 대표들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도 컴퓨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