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들이 행복하면 회사 주가도 올라간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5일 "종업원의 행복 정도를 기준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는 것은 바른 투자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하기 좋은 직장의 주가는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상승세를 보인다"는 실증 사례를 제시했다. 이 신문은 경제잡지 포천이 선정한 '2006년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직장 베스트 100'의 톱에 오른 제넨테크를 예로 들었다. 제넨테크는 탁아시설 이용료를 보조해주고 의료보험 등 건강 관련 혜택을 많이 주는 회사로 유명하다. 카푸치노는 언제든 무료로 마실 수 있고 금요일 저녁에 맥주 파티가 벌어지는 회사이기도 하다. 급여 수준이 다른 회사보다 높은 편이 아닌 데도 종업원들이 가장 만족하는 직장으로 꼽힌 이유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12개월간 78.5% 상승했다. 작년 한 해 상승률은 69.9% 였다. 작년 S&P 500지수의 상승률 4.93%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올랐다. 럿셀인베스트먼트그룹은 '포천 좋은 직장 100'에 선정된 기업 중 상장 기업 주식에 똑같은 자금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작년 한햇동안 12%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S&P500 지수 상승률의 배를 조금 넘는다. 장기간으로 보면 비례 관계는 더 뚜렷해진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포천 좋은 직장 100'에 선정된 기업의 주식에 투자했다면 연평균 15%의 수익률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S&P500 지수는 연 5% 오르는 데 그쳤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럿셀인베스트먼트는 2005년 영국의 최고 직장으로 꼽힌 기업들에 최근 5년간 100파운드를 투자했다면 투자금이 157.48파운드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런던증시의 FTSE 지수는 이 기간에 마이너스를 기록,지수에 연동한 투자를 했더라면 투자금액은 원금을 밑도는 83.48파운드로 쪼그라들었다. 럿셀의 인적자산분야 대표인 앤 왓슨은 "종업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은 종업원과 경영진 간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종업원의 이직률도 낮으며 고객들의 지지도는 높아지게 돼 기업 실적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하기 좋은 직장'을 주가상승 등 재무적 성공의 부산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실적이 좋으면 종업원들이 일하기 좋도록 환경을 만들어줘 결과적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과 기업 실적은 비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천 좋은 직장 100' 리스트는 투자 결정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