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가 펀드의 매매회전율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펀드가 활성화된 선진국에 비해 국내 펀드의 경우 매매회전율이 지나치게 높아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거래수수료가 많아지면 자연 펀드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펀드별 약관에 회전율 상한선을 명시해 고객들에게 약속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5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매매회전율은 2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전율이 200%라는 것은 1년에 전 종목을 두 번 정도 교체했다는 의미다.


현재 운용사들은 가입자에게 주기적으로 보내는 운용보고서를 통해 회전율을 알려주고 있으며 일반에 공시할 의무는 없다.


A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일부 공격적인 운용사의 경우 주식형펀드의 회전율이 300~4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지난해처럼 강세장이면 매매수수료를 물더라도 수익이 높아 문제가 없지만 최근처럼 조정장에선 회전율이 높으면 고객 수익률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대형주 30∼40여 종목에 펀드의 매매가 몰려 있는 현실에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운용사들이 단타매매에 치중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펀드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의 경우 회전율은 30% 이하,가치주나 배당주펀드는 100% 이하로 비교적 낮지만 대형 성장주 위주의 주식형펀드는 200%를 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미국 투자신탁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기준으로 미국 주식형펀드의 평균 회전율은 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 중 회전율이 75% 이상인 펀드의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유정상 PCA투신 자산운용본부장은 "펀드매니저들도 단기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과거의 매매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