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가(3월14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화이트데이에 맞춰 정보기술(IT)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체들은 화이트데이를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에 못지않은 마케팅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케팅의 특징은 '화이트데이'라는 이름에 맞춰 흰색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한다는 점. 이 때문에 올해 휴대폰과 노트북 프린터 등 정보기기의 색깔 트렌드가 지난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휴대폰 '백색바람' 분다


최근 흰색 제품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오는 분야는 휴대폰이다.


휴대폰은 주기적으로 색깔 트렌드가 바뀌는 제품.초창기 보급기에 검은색 일색에서 한동안 실버가 주요 색상으로 대세를 장악했었다.


이후 일부 원색계열 제품이 여성층을 대상으로 판매되기는 했지만 대세는 검은색이나 실버였다.


그동안 흰색 제품이 휴대폰 주류로 자리잡지 못한 이유는 다른 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 사용했을 경우 때가 타기 쉽고 고급스런 느낌을 주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휴대폰 주소비계층인 여성층을 중심으로 흰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소재품질이 좋아지면서 흰색제품이 크게 늘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몸체가 하얀 '슬림슬라이드폰 화이트(SCH-V840,SPH-V8400,SPH-V8450)'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두께가 15.9mm에 불과해 와이셔츠 주머니에 쏙 들어가면서도 130만 화소 카메라,MP3플레이어,음성인식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 제품을 사용하는 70쌍의 커플을 추첨,화이트데이 당일 저녁 청담동 라이브재즈클럽인 '원스 인어 블루문'에서 열리는 '애니화이트 나이트 콘서트'에 초대한다.


MC더맥스,테이 등 가수들이 참가하는 이 행사에서 행운의 한쌍에게는 무대에서 사랑 고백의 기회와 초대 가수의 축가까지 마련된다.


삼성 휴대폰 홈페이지인 '애니콜랜드'에서는 '화이트 사랑고백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당첨된 5명의 사랑고백 사연은 '화이트데이' 당일 인터넷 포털인 다음 초기 화면을 통해 공개된다.


LG전자도 '초콜릿폰'의 후속 모델인 14.9mm 두께의 '화이트 초콜릿폰(LG-SV590/KV5900/LP 5900)'을 내놓고 화이트데이 젊은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제품 출시 전부터 이미지 광고와 온라인상의 입소문을 통해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LG전자는 화이트 초콜릿폰 출시가 초콜릿폰의 인기를 더욱 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여성 고객층을 겨냥,휴대폰 키패드 부분에 은은한 라벤더향을 입혀 초콜릿폰의 감성적인 측면을 강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초콜릿폰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도회적 컬러인 화이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주력 제품에 흰색을 써온 스카이 역시 첨단 제품을 흰색으로 내놓고 있다.


올 들어 선보인 PMP폰 'IM-U100'과 쥬크박스폰 'IM-U110'이 대표적이다.


스카이는 2004년 발매한 'IM-7200(52만대 판매)'과 지난해 선보인 'IM-8500(40만대 판매)'에도 흰색을 채택해 재미를 봤다.


◆ 노트북·프린터에도 화이트 바람


한국HP는 지난 연말 '피아노 화이트' 색상의 노트북PC '컴팩 프리자리오 B2800' 시리즈를 선보였다.


HP가 범용색상 제품이 아닌 화이트 컬러 노트북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 제품은 ATI 모빌리티 라데온 X600SE 고성능 그래픽 칩셋과 무선랜,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돼 있어 게임이나 영화를 즐기는 데 적합하다.


한국HP는 또 초소형 포토프린터인 '포토스마트 475'에도 화이트 색상을 적용했다.


이 제품은 하얀색의 깨끗한 색상에 1kg대의 가벼운 제품 무게로 들고 다니면서 개성을 연출하는 젊은층에 적합한 제품이다.


삼보컴퓨터의 초경량 럭스화이트 노트북 '에버라텍3700'은 12.1인치의 콤팩트한 사이즈에 무게가 1.9kg에 불과한 제품이다.


고광택 클린 화이트 컬러를 채택해 디자인면에서도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파격적인 색상으로 여성층의 인기가 높은 소니코리아의 바이오노트북에도 흰색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니의 와이드 11.1인치 프리미엄급 노트북인 TX 시리즈는 강한 재질의 느낌이 전달되는 '플래티넘 화이트' 색상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패션계에서 '화이트 바람'이 불어 IT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화이트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상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