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늘 합리적 경제활동만 할까? ‥ '상상+경제학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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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가고 땀 흘려 번 돈은 아무 데나 흘러가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사람들의 월급 봉투는 소중한 가족을 위해 열리지만 로또 당첨금 같은 돈은 '쉬운 돈' '헤픈 돈'으로 변질되기 쉽다.
똑같은 화폐 가치임에도 이렇게 쓰임새가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
'상상+ 경제학 블로그'(원용찬 지음,당대)는 원시화폐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최초의 화폐기능은 시장에서의 교환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죄를 씻고 신에 대한 채무를 갚는 지불수단이라는 것.즉 사람들의 믿음과 기원을 위탁하는 도구로 돈이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여성의 생식기를 닮은 조개 껍데기는 다산 풍요를 의미하는 화폐였다고. 화폐를 성스럽게 인식한 이러한 상징체계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사람들의 심리 속에 '속된 돈'과 구별하려는 주술적 관념이 남아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기존의 희소성 원칙과 합리성만으로 경제 행위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호혜와 사랑이라는 경제학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개인 이득의 극대화를 지향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인)를 거부하고 시장골목의 미학을 즐기며 생의 풍요로움을 느끼는 진정한 부자를 갈망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경제학 소설이 유행이다.
제번스의 '수요공급 살인사건'이 원조 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으뜸원조는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다.
무인도에 불시착한 주인공이 화약을 여러 곳에 나눠 저장한 것은 리스크의 분산이요,보험의 시작이다.
충직한 하인을 팔아 넘기는 무자비함,기독교적 우월성,치밀한 관찰력은 부르주아 개인주의의 대서사시다."
이 책은 경제학을 위한 서적이 아니다.
인간의 경제를 다룬 인간을 위한 경제서다.
357쪽,1만2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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