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ISS, 아이칸에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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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오프닝)
전세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고 있는 서비스회사 ISS가 KT&G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뜻을 밝힌 칼아이칸측의 이사 선임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KT&G와 아이칸측의 대결 구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 봅니다.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KT&G와 아이칸의 맞대결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인데요. 먼저 ISS가 어떤 곳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기업지배구조센타와 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형태를 분석하고 주주 이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나름대로 계량화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아울러 기관투자가, 즉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주주 분포 등을 연구하고 주요 안건의 확률적인 예상 결과, 효과적인 의결권 행사 전략 등을 제시합니다.
재무적 입장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업의 최적의 자본 구조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주주 또는 투자자의 이익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런 이슈들을 다룬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그럼 ISS가 KT&G 문제에 대해 권고한 것은 무엇입니까?
(기자)
아주 간단합니다.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KT&G의 이사 선임이 예고돼 있는데요.
일반 사외이사 2명에 대해서는 아이칸측의 인사를 그리고 감사위원을 겸하는 이사 4명에 대해서는 KT&G측 인사를 지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 같은 권고의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이 없었는데요.
다만 아이칸측 사외이사 2명을 수용한 것이 KT&G 현 경영진을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주당 1700원 배당 등 기타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질 것을 주문했는데요.
ISS가 밝힌 공식적인 태도는 자격을 검토한 결과 가장 적합한 후보들을 골랐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제3자 처지에서는 KT&G 현 경영진과 아이칸측의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이익 극대화에 가장 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앵커)
KT&G와 아이칸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이칸으로서는 미소를 짓는 반면, KT&G로서는 당혹스럽다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이사 선임이 아이칸으로서는 KT&G 경영진을 보다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간섭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애초 쟁점이 됐던 아이칸측 후보의 감사위원 배제는 차치하고라도 일단 이사 선임이 가능하다면 효과를 달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KT&G로서는 가뜩이나 절대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지가 중요한 마당에 생각지 않은 변수가 돌출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ISS의 발표에 대해서 KT&G의 임원이 될 자격 요건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낸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결국 주총에서 한바탕 격돌이 불가피하겠군요.
(기자)
주주총회에서 적대적인 두 세력의 의사표시를 위임장 전쟁이라고 말합니다.
즉 두 편이 서로 주장을 내세우고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이죠.
따라서 남은 것은 KT&G와 아이칸측이 나머지 주주들에 대해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가입니다.
이번 ISS도 KT&G와 아이칸 양측의 의견을 모두 청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당장 위협을 당하는 처지인 KT&G는 국내외 기관투자가 설득에 부심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현재까지는 삼성투신운용을 제외하고는 명시적으로 KT&G 지지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데요.
주총 일주일전인 10일까지 의사를 밝히면 되기 때문에 한껏 지렛대를 활용하면서 KT&G측의 파격적인 제안을 기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펀드매니저들은 애국심에서만 근거해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다… KT&G 경영진의 대응에 달린 것이다… 이런 뜻을 밝히고 있는 형편입니다.
(앵커)
KT&G 경영진의 대응이라면… 어떤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번 ISS의 결정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부분은 ISS가 아이칸측을 인용해 KT&G 현 경영진의 자사의 적정주가를 8만원선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부분입니다.
이를 근거로 아이칸측이 지금 주가가 6만원도 되지 않는다면 왜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느냐고 주장했다는 것이고요.
여기에 자신들은 그린메일, 즉 경영진을 위협해 비싼 가격으로 자신들의 주식을 되사가도록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내용도 들리고 있습니다.
종합해 본다면 KT&G의 적정한 주가 수준을 놓고 이미 여러가지 의견들이 교환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고요.
투자기간이나 투자성향 등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KT&G 경영진도 결국 ISS와는 마찬가지로 주주들의 이해를 분석하고 그들의 행태를 예상해 해답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결국은 주가와 관련된 경영상의 약속이나 보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아이칸의 적대적 인수 시도를 계기로 차제에 M&A 대한 방어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아이칸이 상어로 묘사되고 있으니까요.
국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투기 자본의 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의무공개매수제도라든가 차등의결권, 황금주제도, 독소조항 삽입 등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법령 개정사항이기 때문에 한쪽 측면만 갖고서 재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요.
핵심적인 몇몇 기간 산업을 제외하고는 이런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또 경영권 행사에 따른 편익은 현 경영진이 누리게 되는데, 1주 1표라는 원칙을 훼손할 경우 그 비용은 주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그럼 주주의 비용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할 것인가… 이런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수 합병에 대한 방어나 보호 장치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다수의 지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ISS의 결정이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과거 사례는 어떻습니까? 영향이 절대적인가요?
(기자)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 2004년 SK의 경영권 분쟁 때에도 ISS가 소버린측 이사 후보를 지지했지만 결국 최회장측 후보들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또 워런버핏의 코카콜라 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ISS가 반대했지만 버핏이 이사가 되는데는 문제가 없었고요.
결국 ISS 역시 객관적인 중재자라기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점에서 이해를 대변하는 회사라고 본다면 ISS의 결정은 부동층 투자자들의 암묵적인 의사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표로 나타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결국 경영진이 주주들과 얼마나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성과나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