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간부 4명이 D램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각각 5~8개월의 실형을 살게 됐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간부 7명에게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LG전자 등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 고율의 반(反)덤핑 관세를 맞았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도 하이닉스에 상계 관세를 매겼다.


미국 EU 일본 등 세계 경제 빅3의 정부가 한국 전자업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


겉으로는 객관적이고 엄정한 법 집행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에 대한 견제를 통해 자국 산업 및 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는 지적이다.


◆경쟁국 정부,전방위 압박에 나서


미국 법무부는 1일(현지시간) 하이닉스반도체 영업담당 임원 등 간부 4명이 D램 가격담합 혐의로 5∼8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업체 임직원이 가격 담합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이유로 미국에서 실형을 선고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임직원들에게 실형 판결이 내려지면서 같은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측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또 같은 날 EU 집행위원회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가전 3사의 양문형 냉장고에 최대 14.3%의 잠정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미국계 월풀이 제소한 반덤핑 혐의를 인정해 준 셈이다.


이번 조치로 유럽 양문형 냉장고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가전 3사는 EU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U 역내로 수출하는 모든 양문형 냉장고에 관세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도 지난 1월 엘피다메모리와 마이크로재팬이 과거 하이닉스 채권단의 채무조정 행위를 불공정거래 행위로 제소한 데 대해 27.2%의 상계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바 있다.


◆당장 타격은 없으나 확산 우려


하이닉스반도체 간부들에게 실형이 선고된 데 이어 국내 가전 3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까지 터져 나오자 국내 전자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외 경쟁업체들이 자국 정부를 내세워 한국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며 향후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날 "회사 임직원이 제재받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공식 입장만을 내놨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번 미국 법무부의 조치가 향후 다른 나라 정부에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미 법무부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던 삼성전자도 자사 직원에게 어떤 제재가 가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김형호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