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등 전면적 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재정경제부는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할 경우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하락에 대해 특례를 인정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신용사업 부문을 자본금 3조원 규모의 자회사로 만들면 농협이 요구하고 있는 최대 7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금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감독당국도 농협의 실제 자본구조가 상당히 취약하다고 지적,재경부의 농협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1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농협 신용사업 부문 현황 및 문제점'이라는 재경부 내부 검토안에서 확인됐다.


▶한경 2월28일자 A1,3면 참조



◆"자회사 건전성 기준 완화"


보고서에 따르면 재경부는 농협중앙회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신용부문 자회사에 자본금으로 3조원 정도를 출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자본금 5조9000억원에서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것이지만 건전성 기준을 완화해 주고 향후 외부자본 조달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 재경부의 계획이다.


보고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이란 항목에서 "농협의 자본금(5조9007억원) 중 현재 신용사업에 공여되고 있는 자금(2조9554억원)을 신용사업 자회사의 자본금으로 출자하면 농협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정부지원금은 필요치 않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명시한 농협 전체 자본금 5조9007억원과 신용사업 공여금 2조9554억원 등은 2004년 말 기준 금액이다.


보고서는 "농협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의 전제조건으로 약 4조~7조원 수준의 자본금을 정부지원 등으로 조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농협중앙회 신용사업 자본금이 5조9007억원에서 2조9554억원으로 감소할 경우 BIS비율이 낮아지는 부분은 당분간 특례인정을 추진하고 추후 외부자본 조달을 확대한다"며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BIS비율이란 자기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백분율로 감독당국이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다.


보고서는 또 "신용사업의 경제사업에 대한 기존 지원금은 신용사업 자회사의 지주회사에 대한 배당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며 농협중앙회측이 지주회사 반대의 근거로 내세우는 논리를 반박했다.


재경부는 농협중앙회가 2004년 신용사업에서 경제사업으로 1632억원을 지원했으며 이를 배당성향으로 환산하면 19.2%로 일반은행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자본구조 취약하다" 경고


보고서는 '자본구조의 취약성'이란 항목에서 "농협의 (은행부문) BIS비율은 2005년 6월 말 현재 11.6%이나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밑돌 것으로 금융감독원이 추정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BIS비율은 분자인 자기자본이 많을수록,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적을수록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농협 BIS비율은 경제사업을 포함한 중앙회 전체 자본금을 자기자본으로 봐서 분자가 증가하고,자산의 위험가중치도 여러가지 특례를 인정하고 있어 분모가 감소함으로써 일반은행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서는 파악했다.


구체적으론 회원조합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100%가 아닌 20%를 적용받고,자본적 성격이 약한 조합지원사업준비금도 자본금으로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일반은행은 BIS비율이 8% 이하인 경우 경영개선권고에 해당하며 신규 업무영역 진출 및 신규출자가 제한된다"고 적시,농협의 건전성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지주회사 전환 검토하라"


보고서는 "농협중앙회가 농협법에 따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세부추진계획을 오는 7월1일까지 제출할 때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문제도 검토·제출토록 한다"고 적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재경부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다양한 경로로 요구해 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내부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경부가 본지의 보도에 대해 지난달 27일 밤늦게 배포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농림부와 농협중앙회에 전달한 적이 없다"는 해명자료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