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B세그먼트(현대자동차 클릭 규모의 소형차)는 앞으로 이 차가 싹쓸이할 겁니다."


28일(현지시간) 오전 제네바모터쇼 행사장의 크라이슬러 닷지 전시장. 방충복과 방충모로 무장한 채 등장한 톰 라소다 사장은 벌(bee) 떼로 가득 찬 대형 스크린 이곳 저곳에 살충제를 뿌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닷지의 소형 컨셉트카인 호넷이 무대 중앙에 올랐다.


'B'와 'bee'가 발음이 같은 점을 교묘히 활용해 벌떼처럼 많은 B세그먼트의 기존 차량들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소형차 전성시대


제76회 제네바 모터쇼의 화두는 소형차와 크로스오버,그리고 친환경이다.


이 중에서 특히 소형차의 경연이 가장 치열했다.


연비를 위해 몸집을 줄이는 건 기본이 됐으며,여기에 안락함과 편의성을 어떻게 덧붙이느냐가 관건이었다.


세계 유명 자동차메이커들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과 다목적차량(MPV)에서 답을 찾았다.


스즈키가 선보인 SX4 및 이와 플랫폼을 공유한 피아트의 세디치가 대표적인 예.이들 차량은 SUV 특성을 살려 내부공간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도요타의 자회사인 다이하츠는 3.75m 길이에 1.63m 높이의 소형 미니밴인 D-콤팩트 왜건을 내놓았고,스코다는 넓은 실내와 트렁크를 자랑하는 룸스터를 데뷔시켰다.


◆늘어나는 이종교배 차량들


서로 다른 스타일 차량의 장점을 한데 묶은 크로스오버 차량이 다수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번 모터쇼의 특징이다.


쿠페의 스포티한 외관에 왜건의 공간 활용성을 더한 현대차의 제너스 컨셉트카도 경쟁 대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제너스는 BMW의 수석 디자이너인 크리스 뱅글이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세련된 외모와 실용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폭스바겐의 야심작인 컨셉트-A는 SUV와 쿠페를 결합시켰다.


이밖에 르노의 알티카(쿠페+왜건)와 오펠의 안타라(SUV+쿠페),스바루의 B5-TPH(스포츠왜건+SUV) 등도 이종교배를 통해 탄생한 작품들이다.


◆친환경은 필수


하이브리드의 맹주인 도요타는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컨셉트카인 파인-T를 내놓았고,혼다는 연료전지 차량인 FCX 컨셉트 카를 선보였다.


시트로엥은 양산 차량인 C4에 가솔린이 아닌 디젤 하이브리드를 장착한 모델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대다수 메이커들이 올 연말 유럽의회에 상정될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5'에 맞추기 위해 디젤 승용차에 매연저감장치인 DPF를 장착한 것도 눈에 띄었다.


제네바(스위스)=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