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강국으로 가자!] (6) '준비된 일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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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릉동 서울산업대 메카트로닉스실. 10여명의 학생이 겨울방학에도 학교에 나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책상 위에 놓인 물체는 사람의 행동을 닮도록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바람의 검객'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서울산업대팀이 만들었으며 각종 대학생 로봇 격투기 대회를 휩쓴 우수작이다. 학생들의 논의는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성능 개선방안에 집중됐다.
예를 들어 상체와 하체가 분리돼 별도의 행동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제어용 센서,인공지능,회로기판 설계 등 각종 첨단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이론과 기술적 실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서울산업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장동영 교수는 "설계에서부터 금형 디자인까지 통합적으로 교육을 받기 때문에 기업체에 취직하면 더이상 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을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제조업체 연구개발이나 생산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걷거나 뛰는 정도의 장난감 수준이지만 로봇 한 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적게 잡아 500만원. 학생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다. 그러나 산학연계가 활발해지고 정부 지원이 잇따르면서 이젠 대학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시킬 수 있다. 팀을 이뤄 졸업작품을 기획하고 설계,제작까지 통합교육을 받으며 시제품을 만들어보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도 쑥쑥 늘어났다. 더불어 양질의 제조업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서울산업대 산학연계 프로그램인 '캡스톤 디자인'에 참여했던 금형 제조업체 성일기술의 최영환 사장은 "회사에서 지원하는 학비가 아깝지 않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졸업생들이 채용되자마자 생산현장에 곧바로 적응하고 있어서다. 회사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또 다른 금형업체인 동아정밀공업은 산학연계를 통해 페트(PET)병 손잡이를 개발,지난해 산자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제조업 인력양성은 산학연계를 통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 인력 확보차원에서 학비를 지원하는 게 고작이었다면 지금은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실질적인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이달부터는 '울타리'의 한계도 넘어서게 된다. 고려대 등 서울 북부 지역 11개 대학이 연합대학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키로 한 것. 교수진도 각 대학의 최고 전문가와 기업체 임원이 담당한다. 실습은 서울산업대와 원자력병원,한전 연수원 등이 연계해 건립되는 '서울 테크노파크'에서 실제 장비를 갖고 하게 된다. 인터넷을 활용한 e러닝도 병행한다. 제조업 인력양성의 새로운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KAIST 산업공학과 최병규 교수는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산업과 교육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데 제조혁신을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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