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생산된 개인용 차량들은 같은 등급이라도 모델에 따라 수리비가 최고 73.3%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차량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가 이뤄질 경우 수리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차량은 보험료가 인상되고,그렇지 않은 차량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소장 최상태)는 2002년 4월부터 2004년 3월까지 2년간 50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 38개 차량(2002년 이후 연식)을 대상으로 평균 수리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발표했다.



자동차 모델별 수리비가 공식적으로 파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수리비는 손해보험 회사의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 담보부문에서 지급된 총 수리비를 사고 건수로 나눠 산출됐다.


전체 차량 중 수리비가 가장 비싼 차는 뉴무쏘(쌍용자동차). 평균 수리비가 139만9000원으로 같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카렌스Ⅱ(기아자동차)의 80만7000원보다 무려 73.3% 더 들었다.


준중형차(배기량 1300~1500cc)에서는 쎄라토(기아차)가 79만9000원으로 아반떼XD(현대자동차)의 75만8000원보다 5.4% 많이 들었다.


중형차(1500~2000cc) 중에는 뉴 EF쏘나타(현대차)가 88만8000원으로 수리비가 가장 많았고,뉴옵티마(기아차)는 80만2000원으로 가장 적었다.


고급차(2500cc 이상) 가운데 체어맨(쌍용차)이 132만2000원으로 오피러스(기아차) 90만8000원보다 45.6% 많이 들었다.


대형차(2000~2500cc)인 그랜저XG(현대차)는 95만원,SM7(르노삼성차)은 90만9000원으로 배기량이 큰 오피러스보다 높았다.


경차(1000cc 이하)인 모닝(기아차)의 평균 수리비는 76만6000원으로 소형차(1000~1300cc)인 클릭(현대차) 74만8000원,칼로스(GM대우차) 74만6000원보다 많이 들었다.


최상태 소장은 "차량 가격이나 크기가 유사하고 심지어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쎄라토와 아반떼XD,라세티와 레조 등) 간에도 수리비가 다른 것은 충격흡수 능력,설계구조,수리 용이성,부품 가격 등의 차이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수리비 지출을 막고 부품 가격 인하와 자동차 설계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보업계는 내년부터 모델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료가 차등화되면 같은 등급에서 수리비가 비싼 차량은 보험료가 올라가고 그렇지 않은 차량은 보험료가 내려가며 특히 외제차의 보험료 인상 폭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보험계약자가 내는 총 보험료는 기존과 동일하도록 기본요율이 조정된다.


차량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는 1966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서 도입했으며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도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