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 연합이 KT&G에 대한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아이칸 연합은 28일 저녁 곽영균 KT&G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 회사의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했다. 아이칸측은 서한을 통해 △2001년부터 현재까지 이사에 대한 보수 지급 내역 △KT&G 사회복지재단에 대한 출연 내역 △기타 자문사들과 체결한 자문계약 관련 회계장부 등을 3월2일까지 아이칸측 국내 법률자문사에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이칸 연합은 회계장부 열람 이유에 대해 "2004년과 2005년 이사의 보수한도를 각각 3배,2배씩 과도하게 인상시켜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를 따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칸측은 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KT&G 사회복지재단에 170억원을 출연 및 증여한 것도 경영진의 권한 남용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칸측은 이 같은 요구가 현재 지분6.72%를 갖고 있는 주주로서 합당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상장사의 지분 1%(자본금 1000억원 이상 기업은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는 누구나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아이칸 연합이 돌연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KT&G 경영진의 도덕성과 불투명성에 시비를 걸어 KT&G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T&G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신들의 기존 요구가 거절당하자 회사 내 경영상 문제점을 파헤쳐 약점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이사진 보수와 재단 출연 등은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 만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칸측의 요구에 대해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합법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자료 범위를 고려한 뒤 답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칸측은 이날 회계장부 열람 요구에 앞서 "향후 필요하다면 KT&G 주식 공개매수를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칸측은 "지난 23일의 주식 인수 제안을 KT&G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거절함에 따라 공개매수 가능성을 공식 검토키로 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칸이 향후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공개매수 쪽을 선택하고 나섬에 따라 KT&G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이칸은 이미 공개매수에 들어가기 위해 이를 대행할 국내 증권사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말 스틸파트너스의 KT&G 주식매집 당시 창구를 맡았던 한 증권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증권사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칸이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매수단가를 종전 제시한 수준(주당 6만원)보다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메릴린치증권은 "아이칸이 공개 매수를 한다면 과거 일본에서처럼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것"이라며 매수단가로 7만원선을 제시했다. 정종태·차기현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