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자 체인 도미노피자의 창업주가 미국 플로리다주에 '가톨릭 도시'를 건설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지난 27일 "도미노피자의 창업주 토머스 모너건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북서쪽으로 90마일 정도 떨어진 애브 마리아에 4억달러(약 4000억원)를 투입,가톨릭 천국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너건은 어릴 적 수녀 품에서 자라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이전에도 라디오 방송국과 초등학교 건설 등 종교와 관련된 각종 프로젝트에 수백만달러를 퍼붓기도 했다. 그는 가톨릭 도시 건설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1998년 총 10억달러(약 1조원)로 추산되는 피자 체인점을 처분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이미 5000에이커(약 600만평)에 달하는 땅도 사들였다. 이 가톨릭 도시엔 3만명가량의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이곳에선 낙태 포르노 피임 등 반 가톨릭 행위는 일절 금지된다. 또 콘돔이나 피임약 판매가 통제되며,케이블 TV에서도 X등급(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방영할 수 없다. 이 도시에는 가톨릭 대학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이 대학의 학장으로 선임된 니콜러스 힐리는 "우리 대학의 미래 학생들은 재앙적인 문화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 나라에 '신의 도시'를 건설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시민단체들은 모너건의 이 같은 계획이 인권을 침해한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새 도시가 가톨릭 교리를 강제적으로 요구할 경우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투쟁까지 나서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모너건은 이런 움직임에 개의치 않겠다며 가톨릭 천국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관계자들도 "새 도시 건설이 침체된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