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법원장 김종대)이 27일 전국 법원 중 처음으로 뇌물 횡령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실형 선고를 원칙으로 하는 양형기준을 발표,전국 법원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창원지법은 이날 70여명의 판사가 참석한 가운데 확정한 양형기준에 따르면 뇌물죄에 대해서는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뇌물 수수를 전후로 부당한 업무 집행이 이루어진 경우 금액에 관계없이 실형을 선고하기로 했다. 뇌물수수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도 징역 2년 이하의 범위에서 실형 선고를 원칙으로 정했다. 특히 공무원의 신분이 유지되는 선고유예 판결은 지양하기로 했다. 업무상 횡령죄에 대해서는 회복되지 않는 피해금액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은 징역 1년, 5억원 이상은 징역 3년, 25억원 이상은 징역 5년을 표준 양형기준으로 정했다. 또 배임수재죄는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이면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더라도 원칙적으로 실형을 선고하기로 했다. 또 산업스파이 근절을 위해 기업에 유용한 영업 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해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가할 경우 초범이더라도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행하는 등 처벌을 강화키로 했다. 창원지법은 이 같은 양형기준을 법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어서 향후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각급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황용경 창원지법 수석부장판사는 "이번에 마련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양형 기준이 국민의 사법 불신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