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KT&G 경영권 분쟁사태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김택균 기자 자리했습니다. 김기자, 지난주 아이칸측이 공개매수를 선언했죠? 기자> 지난 23일 오후의 일입니다. 아이칸측은 KT&G 주식을 주당 6만원에 인수하고 싶다고 곽영균 KT&G 사장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아이칸측은 이를 위해 20억달러, 우리돈 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론상 KT&G 주식 3300만주를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는 KT&G 전체 주식의 20%에 해당합니다. 기존 보유지분 6.6%까지 합치면 총 26%를 확보하게 됩니다. 사실상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이같은 소식에 KT&G 주가는 24일, 11.3% 급등한 5만 7천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앵커> 아이칸이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유가 뭐죠? 기자> 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KT&G 경영진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곽 사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아이칸측은 비핵심 자산 매각과 인삼공사의 상장, 배당금 상향 등의 제안을 KT&G가 거절한 것은 명백하게 자신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습니다. 또 6명의 이사를 집중투표제로 선임하자는 제안을 거절한 것은 기업지배 원칙을 위반하는 동시 주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아이칸측은 KT&G측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이 결국엔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자신들이 경영권을 인수해 주주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이칸측은 또 공개매수와는 별도로 이사 선임 결의 금지 가처분신청을 대전지방법원에 제출해 본격적인 법정공방에 불을 붙였습니다. 앵커> KT&G 반응은 어떻습니까? KT&G는 아이칸측의 이같은 제안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칸측이 진짜 공개매수할 뜻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아이칸측이 곽 사장에게 보낸 서한을 꼼꼼이 들여다 보면 주식을 인수하고 싶다는 말은 있지만 '공개매수'라는 용어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특히 공개매수를 하려면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하고 적어도 2개 일간지에 매수 사실을 공고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액션이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KT&G는 아이칸측이 답변 시한으로 못박은 28일까지 신중하게 검토한뒤 답변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소송과 관련해서는 한국법과 기업지배구조 관례를 준수했기에 가처분 제기가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법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 양측간의 공방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크게 3가지입니다. 예상 시나리오 ▲아이칸 공개매수 성공 ▲타협위한 협상용 ▲치고 빠지기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시각은 이미지 실추가 뻔한데 아이칸측이 액션만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만일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아이칸측은 다음달 주총 직후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진 교체에 나설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KT&G 주가가 5만 7천원으로 공개매수 가격 6만원과 큰 차이가 없어 현재로선 공개 매수가 성공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둘째는 이번 공개매수 선언이 주총을 앞두고 회사를 겁주려는 협상 전략이라는 시각입니다. KT&G가 해외 기업설명회를 통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우호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칸측이 분위기 반전용으로 빼든 카드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일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면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셋째는 공개매수에 실패하더라도 주가 급등을 유도해 막대한 차익을 챙긴 뒤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입니다. 아이칸이 KT&G 경영진에게 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 주주 이익을 많이 남기게 해달라는 것인데요. 따라서 자신들이 목표한 주가까지 오른다면 골치아프게 경영권을 인수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투자자 입장에서는 KT&G 주가전망도 큰 관심사일텐데 어떻게 예상됩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아이칸측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주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KT&G가 어떤 식으로든 공개매수 공격에 대응할 것이고 이 경우 주가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KT&G 주가는 펀더멘털 자체보다 경영권 분쟁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아이칸측이 지분을 팔지 않는 이상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또 메릴린치는 아이칸과 KT&G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적정주가가 7만7천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이칸측이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께서 염두해 둬야겠습니다. 앵커>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김택균기자 tg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