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만화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과학 교과서'(고윤권 지음,스콜라)가 '마법 천자문'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대표 김태영)의 아동청소년 브랜드 '스콜라'가 첫 책으로 기획한 것.지난달 출간된 이후 2주 만에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더니 곧 나올 2권에 대한 문의까지 빗발치고 있다. 이 책은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 타임즈' 연재를 거쳐 학생 독자들의 반응이 검증된 상태에서 기획됐다. 저학년 아동과 고등학생 이상의 학생을 위한 책은 다양한 데 반해 예비 중학생을 위한 읽을거리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틈새 시장'을 효율적으로 파고 든 것도 주효했다. 기획 단계부터 흥행 요건을 갖춘 데다 책의 완성도도 높다. "만화라는 선입견 때문에 공부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찜찜했지만 내용이 괜찮아 매우 만족했다"(학부모 허정숙·37)는 독자 반응처럼 만화의 재미와 '과학 교과서'의 콘텐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그동안의 만화책들과 달리 본격적인 학습서로 내세워도 될 정도라는 네티즌 서평도 잇따르고 있다. 더 많은 내용을 담으려는 욕심으로 지루해지거나 아이들 입맛에 맞는 재미만 추구하느라 지식 따로 만화 따로 겉도는 단점을 보완한 덕이다. 작가의 이야기 구성 능력도 뛰어나다. 그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다시 공주대 만화예술학과를 졸업했다. 딱딱한 과학 이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주인공은 TV 브라운관 속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수시로 나타나는 렘브란트 등의 위인들로부터 재미있게 설명을 듣는다. 주인공의 어리석음을 이따금 비웃는 애견 몽몽이의 역할도 기발하다. 과학 용어를 한자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한자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만화 과학 교과서'는 중학교 1학년 과학교과서의 지구과학·물리를 다루고 있다. 4월쯤에 생물·화학을 다룬 2권을 펴낼 예정이다. 출판사는 연내 수학,사회,국어·한문을 출간하고 내년에는 다른 학년을 위한 시리즈도 선보일 계획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