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 GS 등 유통그룹들이 통합마일리지 제도 도입을 통한 고객 쟁탈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 내용은 각 그룹 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포인트를 한 고객의 이름으로 모아 어디서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 운영하는 것. 계열사별로 관리해오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보다 치밀한 고객관계관리(CRM)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평생고객을 늘려 매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략 포인트다. 고객 입장에서도 호환성이 없어 버려둔 '휴면(休眠)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치고나가는 롯데


롯데그룹은 3월1일부터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롯데카드 등 주요 유통·금융계열사들이 별도로 운영해 온 멤버십 포인트 제도를 '롯데멤버스' 하나로 묶어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이어 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롯데시네마,TGIF 등 나머지 계열사와의 마일리지 통합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적립포인트가 많은 롯데 단골고객은 잠실 롯데호텔에서 하루 묵으면서 롯데월드에서 놀고,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본 뒤 TGIF에서 저녁식사까지 가족 송년회를 돈 한 푼 안들이고 마일리지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도 다음 달 통합마일리지카드 '신세계포인트카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백화점 할인점 커피전문점으로 각각 따로 적립돼 사용돼온 마일리지를 하나로 통일한다는 계획이다.


GS그룹도 올해 안에 GS칼텍스 주유소 단골고객이 쌓아둔 포인트로 GS리테일 GS홈쇼핑 등에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통합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왜 통합멤버십인가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충성고객 확보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새로운 고객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데다 들인 비용만큼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인트 적립에 따른 수천억원의 비용(부채) 부담에도 불구,통합마일리지 서비스를 통해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로열티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것.


우선 각 그룹은 계열사 고객DB를 통합,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나이·성별 분석을 넘어서 결혼여부,시간·날짜·계절별,기념일별 각 고객의 구매성향까지 분석해 다양한 타깃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틀을 마련할 수 있다.


전단지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원시적인 마케팅에 비해 비용은 줄고 효과는 배가되는 첨단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마케팅측면에선 롯데와 GS그룹이 신세계그룹보다 유리한 위치다.


신세계는 OK캐쉬백이나 은행과의 제휴마케팅에 치중해와 자체 고객DB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태다.


◆브랜드 충성고객 늘어날 듯


고객들 입장에선 여러장의 카드가 하나로 줄어들게 된다.


가맹점을 일일이 기억해야 하는 제휴카드의 불편함도 사라진다.


반면 혜택은 크게 늘어난다.


지금도 제한적으로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사용할 순 있지만 앞으론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못해 버려진 '자투리' 포인트를 모아 목돈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통합멤버십 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한 곳을 집중공략해 포인트를 쌓으려는 브랜드 충성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