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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우수성 알리는 '여걸' 진수 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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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다보면 성공은 덤으로 따라와’


    “사람들은 보통 이탈리아산을 떠올릴 때 ‘퀄리티’와 ‘펀’(fun·재미)을 떠올립니다. 파스타도 그렇고 페라리란 자동차도 그렇죠. 이탈리아산 제품들이 좋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잘 팔리는 이유는 바로 ‘펀’(fun) 때문이에요. 이제 한국도 ‘펀’을 도입할 때가 됐습니다. 한국적인 모든 것은 펀하고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리고 그것을 제품과 관련시켜 홍보하고 팔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잘해 왔고 저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넥스트 브랜딩(차후의 브랜딩)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이른바 ‘펀(fun) 경영’ 창시자로 잘 알려진 재미동포 여성 사업가이자 스피치 컨설턴트인 진수 테리씨(Jinsoo Terry·한국명 김진수·49)가 지난 2월13일 한국을 찾았다.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2001년 ‘미국을 대표하는 100대 여성 기업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같은 해 샌프란시스코는 7월10일을 ‘진수 테리의 날’로 선포했다. 2005년에는 미국 ABC TV가 뽑은 ‘올해의 아시안 지도자 11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오는 5월에는 잭 웰치와 함께 미국기업교육협회(ASTD) 컨퍼런스 강사로 스피치가 예정돼 있다.


    한국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하고 있는 또 한 명의 ‘여걸’인 셈이다.


    올해로 도미 20년째 접어드는 진수 테리씨는 미국사회에 펀 경영을 전파시킨 새로운 발상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98년 설립한 그녀의 스피치 교육기관인 라이노서로스 비즈니스클럽(Rhinoceros Business Club)은 현재까지 미국 기업인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 등 800여명의 회원을 배출했다. 성공을 위한 미션과 펀을 통한 삶의 변화를 주제로 하는 그녀의 강의가 미국에서 그처럼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데는 무엇보다 이민 후 지난 20년간 그녀의 치열한 노력과 다양한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남편을 만난 것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계기였죠. 처음 취직한 곳이 벨트공장이었는데 7년이 지난 어느 날 해고통지서를 받은 겁니다. 그 회사의 매출을 3배로 끌어올린 주인공이 저였는데 갑작스러운 해고로 충격을 받았죠. 이것저것 생각할 처지가 아니어서 무턱대고 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따져 물었습니다. 내가 아시안이라서? 미국에서 딴 학위가 없어서? 해고이유를 따지는 제게 사장은 뜻밖의 설명을 했어요. 진수씨는 머리도 좋고 일도 정말 열심히 하는 직원이지만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군요.”


    오직 열심히 앞만 보며 미국에서 성공해야겠다고 벼르던 그녀에게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장의 말은 해고통보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해고를 당한 뒤 1년간 진수 테리씨는 “울기만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너무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포기하게 만든 해고가 더욱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을 계기로 오기가 발동한 그녀는 MBA에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좋은 멘토(조언자)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는 학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을 깨닫게 됐고 스피치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사실 미국사람들이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합니다. 스피치는 정말 중요한 수단이며 곧 자신감이죠. 자신의 의견과 제품을 어떻게 정확히, 또한 제대로 표현하고 팔 수 있는가 하는 건 곧 국제경쟁력과 연관되는 겁니다. 우리 라이노서로스 비즈니스클럽의 멤버 80%가 백인입니다.”


    그녀는 동양인일수록 언어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것이 미국, 더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안 특유의 억양이 섞인 영어가 오히려 인상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자신감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와 상품을 팔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언어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민 후 제가 이룬 첫 번째 성공은 한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린 거였어요.(웃음) 펀은 하드워크(Hard Work) 다음에 옵니다. 성공은 자신이 행복한 것입니다. 스스로가 행복하고 자기의 인생을 조절할 수 있을 때 성공은 찾아옵니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죠. 저 역시 마인드를 바꾸는 데 무려 8년이 걸렸습니다.”


    진수 테리씨는 “한국사람들은 너무 겸손하다”고 지적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내게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발견하는 훈련이 익숙해지면 자신감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고 그 자신감은 ‘성공’에 대한 확신과 함께 사람의 표정을 바꾼다는 논리다. 그녀는 국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들 가운데 유독 표정 없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사람들은 비즈니스에만 임하면 너무 딱딱하고 심각해집니다.(웃음) 여유를 갖고 미소로 협상에 임하면 비즈니스 거래가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는데 말예요. 같은 동양계인 사우스아시아(South Asia) 기업인들은 영어를 잘 못해도 웃음이 많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거든요.”


    그녀가 국제 비즈니스 무대에서 한국 기업인들에게 주는 점수는 40점 정도로 학점으로치면 낙제점이다. 근엄한 표정으로 무조건 지시하고 따라오라는 스타일보다 직원들에 대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주는 CEO가 펀 경영에 입각한 CEO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녀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젊은이들에게 웃음과 성공을 위한 무료 강연에 한창이다. 마약과 범죄로 찌든 빈민가 젊은이들에게 웃음을 전파하고 소수, 이민자들을 위한 삶의 희망을 퍼뜨리고 갱생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그녀는 내친김에 미국에서 래퍼로 유명한 에이저맨의 도움을 받아 랩송(Rap Song)과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다. 자신의 바뀐 삶을 그대로 녹인 ‘If Jinsoo can do it, you can do it, too!’(진수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역시 할 수 있다)는 제목의 첫 번째 랩송의 반응이 좋자 청소년을 위한 ‘Stay in School’(학교에 가라), 수감자들을 위한 ‘Second Chance’(두 번째 기회)라는 곡도 연이어 제작했다. 그녀는 직접 랩송을 부르고 춤을 추는 공연을 가지며 미국 젊은이들을 위한 갱생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요즘 미국 최고경영자들 사이에 비행기 조종이 유행입니다. 저도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인데요,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색다른 느낌을 주거든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발상의 전환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q

    약력 : 1956년생. 78년 부산대 섬유공학과 졸업. 81년 부산대 대학원 섬유공학 석사. 85년 숙명여대 대학원 의류학 박사. 98년 라이노서로스 비즈니스클럽 설립. 2000년 샌프란시스코시 ‘진수 테리의 날’(7월10일) 선포. 2005년 ABC TV 선정 ‘올해의 아시안 지도자 11인’에 포함.


    장헌주 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



    < 돋보기 : 진수 테리(Jinsoo Terry)는 누구 >


    사업가이자 스피치 전문 컨설턴트로 1978년 부산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81년 동 대학원 섬유공학 석사를 거쳐 85년 숙명여대 의류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일산방직’에서 근무 중 85년 현재의 남편 샘 테리(Sam Terry)씨와 결혼을 계기로 도미했다. 9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피치 교육기관인 라이노서로스 비즈니스클럽을 설립, 현재까지 클럽이 배출한 회원은 800여명에 이른다. 전미연설가협회(NSA) 최초의 한국인 정회원인 그녀는 지난 1월 SBS 신년특집 ‘웃음에 관한 특별보고서’가 방영되면서 한국사회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펀 경영에 관한 저서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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