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대출 금리 파괴 경쟁 .. 최저 4.77%
시중 금리는 오르는 가운데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보다 낮아지는 사상 초유의 '대출 금리 파괴 현상'이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23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고객에게 영업점장의 전결금리,헌혈자 우대금리 적용 등을 통해 최대 0.6%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개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는 연 5.37%에서 연 4.77%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3년만기 국고채 금리(연 4.82%)보다 0.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비록 우량 고객에게 적용되는 것이지만 가계대출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낮게 형성된 것은 처음이다.

국민은행이 대출금리 파괴에 나선 것은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취지에서다.

국민은행에 앞서 신한 우리 하나 등 경쟁 은행들은 최근 잇달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0.6%포인트씩 낮췄다.

우리은행은 세 자녀 고객에 대한 금리 할인 등을 포함해 최저 연 4.86%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통해 최저 연 4.98%를 적용하고 있다.

우량 고객이 아닌 일반 고객에게 적용되는 주택대출 금리도 연 5%대 후반~연 6%대 초반에서 5%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은행 간 금리 인하 경쟁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정부 재원으로 지원되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보다 낮아졌다.

정부는 23일부터 생애 최초 대출의 금리를 종전 연 5.20%에서 5.7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량 고객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은행에서 연 5.3~5.5%의 금리로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누가 자격 조건이 까다로운 생애 최초 대출을 쓰겠느냐"고 말했다.

시장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예금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