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혁신을 추진 중인 소니가 그동안 자사의 임원 출신에게 제공되던 직책인 '고문'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고문직을 수행하고 있는 45명이 다음 달 물러나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 "지난해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니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하워드 스트링거가 전자 부문의 재건을 서두르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데이 노부유키 전 회장 겸 CEO는 일본 게이단렌 부회장 임기를 마치는 내년 5월까진 최고 고문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소니의 고문 제도는 1960년 도입된 명예직으로 정년을 맞은 임원이 최장 3년에 걸쳐 대외 활동을 지원하거나 경영진에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동안 이들 고문은 1000만엔 안팎의 연봉을 받아왔다. 그러나 스트링거 회장은 이 제도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해 효과적인 사업 재건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제도 폐지라는 강수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트링거 회장은 향후 3년간 직원과 생산 거점을 대거 줄이는 내용의 경영 혁신 계획을 발표했었다. 계획에 따르면 세계 65곳에 있는 생산 거점 가운데 11곳을 폐쇄해 54개로 줄이고,2007년 말까지 그룹 전체 직원 15만명 중 국내 4000명,해외 6000명 등 1만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를 통해 총 2000억엔 규모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니는 이데이 회장 시절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시장을 애플컴퓨터에 뺏기고,평면 TV 시장도 선두 자리를 샤프에 넘겨 주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소니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회생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소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난 2조3676억엔,순이익은 17.5% 증가한 1689억엔을 기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