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 캠퍼스 내 산·학연계플라자 빌딩엔 기술이전센터(TLO)라는 회사가 있다.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을 특허 출원한 뒤 기업에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일종의 '기술 복덕방'이다. 도쿄대가 법인화되기 이전엔 첨단과학기술 인큐베이션센터(CASTI)였지만 법인화 후 TLO로 이름을 바꾸고 민간기업에 대한 기술이전에 주력하고 있다. 이 센터의 야마모토 다카후미사장은 "아침에 출근하면 교수 연구실을 돌며 새로운 발명이 있었는지 조사한다"며 "자칫 연구실에서 사장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 민간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수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도쿄대의 법인화 이후 TLO의 성과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나.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법인화 이전엔 개발된 기술의 소유권이 대학교수 개인에 귀속돼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 하지만 법인화 이후엔 대학으로 기술 소유권이 넘어와 대학이 체계적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민간기업에 기술을 제공한다. 그러다 보니 대학이 기술개발의 보고가 됐다. 도쿄대의 경우 2003년엔 신기술 개발 건수가 300여건이었는데,2004년엔 550여건,2005년에 7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도쿄대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TLO가 특허로 만들어 민간기업에 이전할 경우 교수와 대학이 기술 로열티를 어떻게 나눠 갖나. "신기술이 사업화되면 로열티의 40%를 개발자에게 준다. 나머지 60%는 대학 본부와 각 학과에 절반씩 배분된다." -민간에 이양해 사업화한 기술은 대체로 어떤 분야인가. "바이오 기술이 절반 정도 차지한다. 나머지는 재료공학 나노공학 전자공학 등 분야다." - 민간에 이양한 기술 중 가장 성공한 것은. "실제 제품으로 나온 것은 아직 많지 않다. 다만 개발 중인 것은 상당히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회사 중 '온코테라피 사이언스'라는 암 치료제 벤처기업이 있는 데,2년 전 도쿄 증시에 상장될 만큼 성공했다." -도쿄대 TLO가 다른 대학에 비해 특히 성과가 많은 이유가 있다면. "도쿄대는 교원만 4000명이 넘는다. 석·박사는 1만여명이다. 고급인력이 많다 보니 기술 개발 건수가 많은 것이다. TLO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TLO가 앞으로 더욱 중점적으로 키우려고 하는 분야가 있다면. "앞으로 바이오와 나노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을 중점 추진 중이다. 또 해외에서 라이선스 사업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도 해외 라이선스 사업이 몇 건 있긴 하다. 산·학 공동 연구도 크게 늘릴 것이다. 산·학 공동연구는 작년만 해도 750여건으로 일본 대학 중에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