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민노총 위원장에 조준호씨 .. 이수호 온건노선 계승한 국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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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사퇴한 이수호 전 위원장의 잔여임기 동안 민주노총을 이끌 후임으로 온건파인 조준호 기아자동차 노조 상임지도위원(48)이 당선됐다.
민주노총은 22일 새벽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임원 보궐선거에서 조준호 위원장-김태일 사무총장 파트너를 새 집행부로 선출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투표에서 대의원 686명 가운데 51%인 350표를 얻어 김창근(전 금속노조위원장)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신임 조 위원장은 전임 이수호 위원장의 온건노선을 계승한 국민파 계보에 속해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 운동노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의 잔여임기인 1년을 채우는 한시적 지도부라는 점에서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등으로 내홍을 앓고 있는 민주노총을 이끌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이번 집행부를 과도체제로 여기고 있고 양경규 공공연맹위원장 등 당선이 유력했던 범좌파후보들은 선거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국민파가 우려하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비정규직 법안이나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방안(노사로드맵) 등 굵직굵직한 쟁점들이 산적한 마당에 자칫 집행부가 정부 및 재계 싸움에 전위대 역할로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국민파가 이번 집행부를 완전 장악했지만 범좌파들은 사사건건 민주노총 노선에 개입하며 지도부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집행부는 강경파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서라도 투쟁전선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조 위원장이 선거과정에서 "타협없이 투쟁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복잡한 민주노총 내외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집행부는 부위원장에 선출된 이태영,윤영규,허영구,진영옥,김지회,최은민씨 등 6명 가운데 독자노선을 선언한 허영구씨만 빼고 나머지 5명이 모두 국민파다.
또 노사관계 로드맵 등 현안별로 정부와 사측을 상대로 일부 교섭에 나서기도 하겠지만 결국 투쟁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반대파를 잠재우기 위해선 싫으나 좋으나 투쟁으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에게 닥친 과제는 국회가 이달 안에 처리할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대응이다.
민주노총이 강력히 반발해온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조직 통합차원에서도 총력투쟁은 불가피하다.
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가 비정규직 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28일부터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월 중으로 비정규직 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조 위원장은 당장 비정규직 법 처리 저지를 위한 투쟁을 진두지휘해야 할 상황이다.
조 위원장이 풀어야할 또 다른 과제는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내부통합이다.
강경파들은 투쟁을 통해 사회개혁을 이룩해야 한다며 전투적 조합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해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묻기 위해 개최했던 대의원대회를 세 차례나 무산시킨 것도 투쟁노선을 주장해온 강경파들의 방해전략 때문이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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