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대출 경쟁 갈수록 치열‥"부실책임 면책‥일단 빌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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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2004년 12월
조흥은행은 부실 대출 책임을 물어 100여명에 대해 견책 감봉 정직 등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대출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확립하자는 취지에서다.한 건의 부실대출이 수익을 대거 깎아먹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판단이다.다른 은행들도 인사위원회 등을 통해 부실대출과 관련된 직원을 대거 징계했다.
#장면2‥ 2006년 2월
조흥은행은 지난 20일 '중소기업여신에 대한 면책제도'를 도입했다.취급상 하자가 없고 사후관리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관련직원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다.여신기획부 관계자는 "중기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면책범위를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실대출 면책조항 확대
은행권이 부실대출에 대한 면책제도를 잇따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이 은행 경쟁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직원들의 대출 세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대출 부실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완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은 지난 13일 혁신형중소기업에 해마다 3000억원씩 10년간 3조원을 신용대출한다고 발표했다.
대출 활성화를 위해 혁신혁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면책조항을 명시키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여신건별로 면책 범위를 운영해왔으나 앞으로는 대출 상품별로 면책 조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16일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상품인 '하이테크 론(Hi-Tech Loan)'을 발매하면서 규정에 따라 취급된 여신에 대해서는 취급자 면책 규정을 포함시켰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대출 면책조항을 명시한 중소기업 전용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뉴스타트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기술력 평가 대출,혁신형 중소·벤처기업 투융자,특별상환 유예 등에 대해서는 면책조항을 신설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줄어들어
은행권이 중기대출 면책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데는 내수경기 회복으로 중소기업의 신용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03년 말 2.1%에서 2004년 2.1%,2005년 1.6%로 감소했다.
또 어음부도율도 2003년 말 0.08%에서 작년 말 0.04%로 줄어들었다.
경기 회복세와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 노력 등에 힘입어 지난달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59조6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3조1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작년 동기의 증가액 1조4000억원에 비해 2.2배 늘어난 것이며 2004년과 2005년 월 평균 증가액 5000억원과 1조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