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에 어려움을 겪던 2003년 6월 대형 공사를 연거푸 따냈을 때 여러분과 기쁨을 나누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이 지난 17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밝힌 퇴임사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한 지난 3년간의 추억을 그린 내용이 사내외에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이 끝모를 추락세에 있던 2003년 3월 '구원 투수'로 나서 회사에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줄 정도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최근 채권단측이 연임 불가 방침을 굳히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사장은 퇴임사에서 "수주에 어려움을 겪던 2003년 6월 초 원자력발전소 등 대형 공사를 연속으로 따내며 여러분과 기쁨을 나눴던 기억이 선하다"며 "그동안 휴지조각이었던 주식은 4만원대를 훨씬 넘어 시가총액 기준 국내 건설업체 중 1위가 됐고 부채비율도 200%대에 진입하는 등 여러분의 노력으로 현대건설은 건실한 회사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때 약속했던 서산 간척지(태안 기업도시) 개발과 이라크 미수금 문제를 마무리 지은 데 대해서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또 "그동안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있었다면 모두 제가 부덕한 탓이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이 사장은 "퇴임 후에도 현대건설을 사랑하고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은 마음 속에 늘 간직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