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27·나이키골프)은 볼의 탄도가 상당히 높다.


그래서 그린이 젖어 있는 날은 볼이 그린에 떨어진 뒤 바로 멈춰버리기 때문에 핀을 직접 겨냥할 수 있어 유리하다.


박지은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의 터블베이리조트 파머코스(파72·6520야드)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SBS오픈(총상금 100만달러) 1라운드에서 '하이볼샷'의 덕을 톡톡히 봤다.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쳐 일몰로 15번홀까지 끝낸 베키 아이버슨(39·미국)과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66타는 지난해 챔피언 제니퍼 로살레스(28·필리핀)가 세웠던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이날 오전에 소나기가 내리면서 그린은 무를대로 물렀다.


대회조직위는 선수들에게 '리프트 앤 클린(lift and clean:페어웨이에서 볼을 주워 닦은 뒤 옆에 놓고 치도록 하는 것)' 규정을 적용했다.


박지은은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상승세를 탔다.


6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고 후반 첫홀인 10번홀과 16, 18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런(run)이 발생하지 않아 247야드에 그쳤고 티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36%에 불과했지만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은 61%로 높은 편이었다.


예전에 타이거 우즈를 지도했던 부치 하먼 코치에게 올초부터 레슨을 받고 있는 박지은이 지난해 부진을 끊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관심사다.


박지은은 경기 후 "오랫동안 이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며 특유의 익살스런 인터뷰를 했다.


한국선수들은 이날 '톱10'에 5명이나 포진하며 미국 LPGA투어에서 '코리안 파워'가 올해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미나(25·KTF)는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15번홀을 마친 배경은(21·CJ)과 함께 공동 3위를 달렸다.


임성아(22·농협한삼인)와 강지민(26·CJ)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7위다.


이날 비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27명이 일몰로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