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이후 증시의 조정국면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투자자들로선 보유주식과 펀드를 처분해야 할지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보유주식과 펀드를 처분한 일부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재유입될 조짐도 감지된다. 특히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단기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거래 회전율로 볼 때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에 비해 약 2∼3배나 높다. 또 아무리 짧아도 3∼5년,길게는 20∼30년 이상을 내다보며 장기투자를 하는 선진국 투자자와 달리 국내 투자자들은 펀드가입 기간은 평균 1∼2년에 불과하다. 문제는 주식과 주식형펀드를 저축이 아니라 투기처럼 투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 등이 1995년 이후 재테크 수단별로 연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주식형 펀드가 27% 안팎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그 다음이 우량주 직접투자가 20%,해외주식형 펀드 10%,강남권 아파트 9%,채권과 채권형 펀드 8% 내외 순이다. 또 유리자산운용이 1980년부터 올 1월 말까지 미국의 S&P500 지수를 토대로 분석한 장기투자 효과를 보면 투자 첫 해에 22% 내외이던 손실발생 확률이 10년 후에는 0%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익이 날 확률은 같은 기간중 13%에서 20%로 높아졌다. 같은 방법으로 국내 증시에서 지난 10년 동안 코스피지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투자 첫 해에 30%에 달했던 손실발생 확률이 10년이 지나면서 19%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수익이 발생할 확률은 18%에서 25%로 오히려 미국 증시보다 높게 나왔다. 국내 증시의 경우는 아니지만 미국의 경제학자인 테렌스 오딘과 브래드 바버가 주식거래 회전율과 수익률간 상관관계를 추정한 결과를 보면 회전율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의 수익률은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 같은 분석은 주식과 주식형펀드는 장기투자하면 할수록 수익률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유리자산운용의 안찬식 상품개발팀장은 "주식과 주식형펀드 같은 위험자산은 장기투자하면 위험에 대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위험보상의 원칙은 주식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고령화가 진전된 나라일수록,퇴직연금이 도입된 나라일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박춘호 홍콩 심플렉스 한국 대표는 "미국에서 노후대비 수단으로 주식과 주식형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국내 증시도 정부가 고령화 사회에 적극 대비하고 있고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과 주식형펀드를 저축처럼 장기투자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위험보상의 원칙이 뚜렷해 질 것이란 사실이다. 특히 분할 납입하는 투자의 경우 위험보상의 원칙이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는 적립식펀드일수록 장기 투자를 권하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은 "금융자산을 불리려면 △저축 △트레이딩 △자산형성을 위한 세 가지 주머니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저축이나 트레이딩 주머니의 비중은 너무 높은 반면 자산형성 주머니는 아예 없거나 너무 적다"고 말하면서 "선진국처럼 자산형성 주머니에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넣을 것"을 권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