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장이 개점 지역부터 직원 선발,점포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직접 설계하는 '디자이너 지점장'시대가 열렸다.


주인공은 SC제일은행이 15일 압구정동 팝그린 빌딩 1층에 문을 연 압구정역지점의 이환형 지점장(45).


이 지점장은 압구정역지점의 컨셉트에서부터 마케팅 및 세일즈 기획,인테리어까지를 직접 디자인했다.


압구정역 지점은 그가 손수 디자인한 '작품'인 셈이다.


그가 지점을 디자인하고 지휘봉까지 잡은 것은 SC제일은행이 작년 8월 실시한 '은행 지점 사업계획 공모'가 계기가 됐다.


SC제일은행이 새로운 지점과 서비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1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실시한 행사에서 그는 1등을 했다.


1980년에 SC제일은행에 입사해 주로 강남구의 점포에서 PB로 근무했으며 당시의 영업노하우를 토대로 고액 자산가들이 많은 압구정동 점주의 모델을 제시해 존 필메리디스 행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는 후문이다.


그는 공모 지원서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지원이 뒷받침되는 특화된 여신 상품 △고급스런 인테리어에 칸막이로 분리된 낮은 창구 △유능한 PB(프라이빗뱅커)들로 구성된 점주영업 등을 제안했고 이는 이번 지점 설계에 모두 반영했다.


심지어 직원 숫자까지 이 지점장이 제시한 그대로 반영됐다.


다른 지점과는 달리 3명의 PB와 2명의 중소기업 RM(기업금융전담역)이 배치된 것도 그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다.


SC제일은행은 이처럼 지점장이 직접 디자인하는 '맞춤형 점포'를 올해 8개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